양국 경제·문화 교류 확대키로
콘돌리자 라이스 미 국무장관이 5일 장기간 적대 관계를 유지했던 북아프리카의 리비아를 방문, 무아마르 카다피 최고지도자와 만나 양국 관계의 완전 정상화와 상호 교류를 확대하는 방안을 논의했다.
미국의 국무장관이 리비아를 방문하기는 55년 만에 처음이다. 리비아를 마지막으로 방문했던 미 국무장관은 1953년 드와이트 아이젠하워 대통령의 재임기의 존 포스터이다.
라이스 장관은 이날 리비아의 수도 트리폴리로 향하는 기내에서 "이번 방문은 미국이 '영원한 적'을 가지고 있지 않다는 점을 입증하는 것"이라고 수행 기자들에게 말했다.
카다피는 자신의 관저를 찾은 라이스 장관에게 악수 대신 오른손을 자신의 가슴에 얹는 방식으로 환영의 인사를 하고 날씨를 주제로 가벼운 대화를 나눈 뒤 라이스 장관과 함께 회의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라이스 장관과 카다피는 이날 회담에서 에너지 개발과 통상 등을 통한 양국 교류의 확대 방안과 대테러, 중동평화, 인권 문제 등에 대한 의견을 교환했으며, 특히 라이스 장관은 카디피에게 반정부 인사인 파티 엘-자미 등의 조기 석방도 촉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라이스 장관은 회담을 마친 뒤 가진 기자회견에서 "수년간 바른 방향으로 진전되어온 양국 관계가 새 국면을 맞았다"며 "이제 우리는 좋은 출발을 해냈다. 이제 막 시작이지만 양국이 앞으로 나아갈 길을 놓았다는 점에서 매우 잘된 일"이라고 밝혔다.
라이스 장관은 또 양국이 상호 교역과 투자 여건을 개선하기 위한 기초적인 합의를 이루는 작업을 진행 중이며, 조만간 교육.문화 교류 협정도 체결해 더 많은 양국 학생들이 상대방 국가에서 공부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이와 관련, 미 백악관의 데이너 페리노 대변인도 "라이스 장관의 리비아 방문은 양국 관계에 새로운 장을 여는 것을 의미한다"고 논평했다.
페리노 대변인은 "양국 관계의 변화는 리비아가 대량파괴무기를 포기한 데 기반을 두고 있다"며 "우리는 양국 관계의 개선으로, 교육과 문화, 통상, 과학, 안보, 인권 등 다양한 영역에서 상호 협력을 확대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미 외교관들은 라이스 장관이 이란과 북한에 리비아처럼 대량파괴무기(WMD) 프로그램을 포기하고 서구와 화합하게 되면 많은 혜택을 보게 된다는 점을 보여주길 원하고 있다고 전했다.
라이스 장관은 리비아 방문 일정을 마친 뒤 알제리, 튀니지, 모로코 등 다른 북아프리카 국가들을 순방할 예정이다.
미국은 적대관계이던 리비아가 2003년 대량파괴무기(WMD) 프로그램의 폐기를 선언하자 이듬해 국교를 정상화했으며, 2006년에는 리비아를 테러지원국 명단에서 해제했다.
(카이로=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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