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무총리실이 전국 지방자치단체가 운영하고 있는 영어마을 운영실태에 대한 조사결과를 발표했다. 영어마을은 현재 경기도를 비롯해 18개 지자체에서 21개가 운영되고 있고, 절반이상이 수도권에 집중돼 있다. 앞으로 2011년까지 23개가 더 조성될 예정이다. 국민들의 실용영어 능력을 제고하고, 싼값에 해외연수 수요를 대체하자는 취지에서 시작됐지만 문제는 돈이다.
지난해말 현재 운영중인 19개 영어마을이 모두 적자였고, 적자 규모가 212억 4천여만원에 이르렀다. 영어마을의 재정자립도는 평균 38%로 조사됐다. 다시말해 특단의 조치가 없으면 적자규모는 앞으로도 더욱 커질수 밖에 없다는 뜻이다. 이익을 못내는 회사는 문을 닫을 수밖에 없듯이 영어마을도 시장논리에 따라 자연스레 구조조정 되지 않겠냐고 반문할 지 모르겠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현재 운영되고 있는 21개 영어마을의 운영주체는 모두 지방자치단체다. 국가가 자치단체의 운영에 대해 왈가왈부 할 수 없는 상황에서 영어마을 조성은 선거때마다 단체장들의 단골메뉴다. 그만큼 영어에 대한 국민들의 열의도 높고, 특히 없는 집 사람들에게는 직접 해외에 나가지 않더라도 간접체험을 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그만큼 크게 작용하고 있다는 반증이다. 그러다보니 단체장들은 다른 예산을 줄이더라도 영어마을만은 폐쇄할 수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앞으로도 2천여억원을 들어 23개나 더 만들겠다니 이제는 냉정하게 따져보지 않으면 안된다.
영어마을을 조성하는데 수백억원이 들고, 운영비용으로 매년 수십억원씩 적자가 발생한다면 그 돈을 과연 누가 감당할 수 있겠는가? 우리마을에 영어마을 들어선다는데 돈이 문제냐고 한다면 할 말은 없다. 하지만 주민들이 어렵게 어렵게 낸 세금을 그렇게 탕진해서는 분명 안될 일이다.
영어마을을 조성하는데 있어서 중복,과잉투자나 지역별 불균형도 또다른 사회문제다. 교육수요나 지리적 여건등을 감안한 체계적인 검토없이 주먹구구식으로 영어마을이 들어서다 보니 적자운영을 더욱 부추기고 있다. 일례로 인천시가 운영하는 영어마을과 인천 서구가 운영하는 영어마을은 불과 2,3분 거리로 붙어있다.
총리실은 영어마을이 단기 교육프로그램 위주로 구성돼 지속적인 어학능력 향상에는 한계가 있고, 재정자립도가 높은 수도권 지자체 위주로 영어마을이 조성돼 농어촌과 중소도시와의 형평성 문제가 발생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앞으로는 수급상황을 면밀히 분석해 체계적으로 영어마을이 조성되고 운영될 수 있도록 권고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선거 당선에 혈안이 돼 있는 단체장들이 이 말을 제대로 들을 지는 미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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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정치부에서 국무총리실을 출입하고 있는 권태훈 기자는 1994년 SBS에 입사해 사회, 정치 분야 등에서 폭넓은 시각의 기사들을 써왔습니다. 사회부 기자 시절에는 서울대 교수직을 둘러싼 금품수수 관행을 정면 고발하는 특종기사로 대학가와 사회에 경종을 울리기도 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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