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사기 주도한 택시운전사 등 3명 구속
교통사고가 난 것처럼 조작한 후 병원에 드러눕는 수법으로 보험금 수천만원을 가로챈 조직이 또 다시 적발되면서 보험처리 체계의 고질적 문제점이 드러나고 있다.
서울 송파경찰서는 4일 직장동료 및 친구들과 짜고 상습적으로 교통사고를 연출한 뒤 병원에서 가짜 진단서를 끊어 보험금을 탄 혐의(상습사기)로 택시 운전사 이모(45)씨와 건설업자 노모(47)씨, 트럭 운전사 이모(45)씨 등 3명을 구속했다.
경찰은 또 이씨가 짠 시나리오에 따라 범행에 가담하거나 배워서 써먹은 혐의로 구모(47.버스운전)씨 등 7명을 불구속 입건하고 일본으로 달아난 이모(39.택시운전)씨를 수배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2006년 3월 26일 오후 3시 30분께 서울 은평구 역촌동 도로에서 화물차를 몰던 노씨가 이씨를 일부러 치어 입원시킨 뒤 진단서를 끊어 보험금 400여만원을 타는 등 최근까지 17차례에 걸쳐 손해보험사 7곳으로부터 16차례에 걸쳐 6천400여만원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조사 결과 이들은 택시와 버스, 덤프트럭 등을 모는 운전 전문가들로서 고도의 기술을 이용해 실제로는 다치지 않을 수준으로 사고를 냈으며 가해자 역할을 완수하면 대가로 건당 20만∼150만원을 받기로 미리 짠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보험처리 체계의 고질적 문제가 좀처럼 개선되지 않는 탓에 이들 피의자가 처음에는 보험금이 쉽게 나온다는 데 주목하다가 나중에는 중독돼 조직적으로 움직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경찰은 현재 보험처리 체계의 문제점으로 보험사 현장출동 서비스의 비전문성과 전문의의 판단보다는 환자의 고집이 우선하는 입원 관행을 첫손에 꼽았다.
손해보험사에서 사고를 접수하면 현장으로 출동하는 서비스를 제공하는데 이 때 전문지식이 없는 견인차 운전사를 보냄으로써 실체적 진실을 가장 잘 파악할 수 있는 초동 조사가 부실하게 이뤄진다는 것이다.
경찰은 "출발부터 사고처리가 비전문적인 데다 이후 개입하는 보상처리 직원도 간접 조사를 하기 때문에 피해 정도를 정확히 판단하지 못한다"며 "손보사들도 보험금 누수로 적자가 나도 이듬해 보험료율 인상으로 손실을 메울 수 있기 때문에 근본적이고 실효성 있는 대책을 세우지 않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이번 사건에서 17차례나 허위 진단서가 발급된 것처럼 의사들은 경미한 교통사고여서 입원치료가 불필요하고 일상 생활에 지장이 없어도 환자의 주장과 입원 의사를 지나치게 존중하는 경향이 있다고 경찰은 지적했다.
경찰 관계자는 "교통사고 때 감정이 악화하면 `입원해 버린다', `진단서 끊어온다'라는 말이 압박으로 통하고 실제로 진단서가 발부돼 합의금을 타는 수단이 된다"며 "의사들이 윤리의식을 제고해 의학적 사실에 기초해 실질적인 진료를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경찰은 이번 사건과는 다른 우발적이고 개인적인 보험사기가 더욱 기승을 부리고 있는 것으로 보고 `나일론 환자'들에 대한 수사를 확대할 방침이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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