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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성루머도 '9월 증시' 폭락 주범

입력 : 2008.09.03 16:57

"대부분 헛소문…차분하게 대응해야"


3일 금융감독당국이 증권시장에 도는 악성 루머에 대한 일제 단속에 나선 것은 검증되지 않은 루머가 증시에 끼친 해악이 그만큼 심각하다는 점을 대변해준다.

코스피지수가 장중 1,400선이 붕괴될 정도로 이달 들어 증시가 급락세를 면치 못한 데는 다른 요인도 많지만 증권가에 만연한 악성 루머도 상당히 작용했다.

인터넷 시대를 맞아 루머는 증권가 메신저나 인터넷 주식정보사이트, 투자 카페, 포털사이트 등을 통해 들불처럼 번져나가고 있어 그 위력도 갈수록 배가되는 형편이다.

9월 증시를 가장 먼저 강타한 것은 1일 터져나온 두산그룹의 유동성 위기설이었다.

두산그룹은 밥캣을 인수한 미국법인 두산인프라코어인터내셔널(DII)과 두산홀딩스유럽(DHEL)의 차입금을 줄이기 위해 계열사들이 총 10억 달러를 출자하기로 했다고 지난달 28일 발표했다.

이것이 "밥캣 실적이 악화되면 두산그룹의 추가 자금지원이 불가피하고 그룹 유동성이 고갈될 것이다"는 루머로 확대 재생산돼 증권가로 떠돌았다. 그 결과 1일 두산과 두산인프라코어가 하한가까지 떨어지고 두산중공업이 11.35% 곤두박질하는 등 두산그룹 계열사 주가가 일제히 폭락했다.

자금난 괴담은 대기업에서 중견기업까지 무차별적으로 퍼져나갔다.

코오롱은 계열사인 코오롱건설이 건설경기 악화에 따른 유동성 위기설에 휘말리면서 1일과 2일 이틀 연속 하한가를 맞았다.

2일에는 동부그룹이 휘말려 계열사 주가가 폭락했다. 동부생명이 보험료 지급여력을 높이기 위해 3일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유상증자를 하기로 했다는 소식이 그룹 자금압박설로 비화된 결과였다.

동양그룹은 동부생명처럼 동양생명이 유상증자를 하는 것 아니겠느냐는 추측만으로도 계열사 주가가 급락하기도 했다.

이와는 다르지만 1일 장 초반 LG전자의 8월 휴대전화 부문 영업이익률이 8%대로 떨어졌다는 소문이 나돌았다. LG전자 휴대폰 부문 실적이 7월에 비해 8, 9월에 떨어질 것이라는 시장 예측을 교묘히 이용해 `영업이익률 8%'라는 수치를 조작해 넣은 악성 루머였다.

LG전자 측은 이에 "자체 잠정집계 결과 8월에도 휴대폰 영업이익률이 10%를 훨씬 넘었다"고 해명했지만 이미 심리적 불안이 팽배해진 증시에서 하락세는 좀처럼 멈추지 않았다.

또 산업은행이 민간은행과 컨소시엄을 이뤄 리먼브러더스를 공동인수할 경우 참여자로 우리금융, 하나지주 등이 유력하다는 소문이 돌면서 두 은행의 주가가 1, 2일 연속 급락하기도 했다.

가뜩이나 유동성 우려만 나오면 주가가 급락하는 최근 상황에서 이 소식이 해당 은행들의 대규모 자금 투입에 대한 우려로 번지며 주가에 민감하게 작용한 것이다

이 같은 악성 루머에 대해 전문가들은 대부분 근거없는 얘기로 투자에 참고해서는 안될 것이라고 조언한다.

대신증권의 성진경 시장전략팀장은 "증시 루머는 합리적인 근거가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며 자칫 맹신하다가는 이를 악용하는 공매도 세력 등에 이용될 수 있으므로 철저한 주의가 요구된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