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아프리카의 마지막 왕정국가인 스와질란드의 수도 음바바네 외곽.
젖가슴을 드러낸 채 음스와티 3세 국왕(40) 앞에서 춤의 경연을 벌이는 7만여명의 처녀들이 아프리카의 광활한 초원을 가득 메웠다. 스와질란드의 전통 연례행사인 '리드(갈대) 댄스' 축제가 이날 루지지니궁 인근 초원에서 펼쳐진 것.
음스와티 3세의 지시로 1999년부터 대규모 행사로 치러지게 된 리드 댄스는 당초 10대 소녀들이 처녀성을 지키도록 계도하고 국왕의 어머니인 왕모에게 갈대를 꺾어 바침으로써 존경심을 표시하는 장을 마련하는 한편 합숙을 통해 단결심을 고양하자는 취지에서 시작됐다.
성인 인구의 40%가 에이즈에 감염되거나 HIV(에이즈바이러스) 보균자일 정도로 에이즈가 만연돼 있는 것도 오늘날의 리드 댄스 축제가 탄생한 배경이 됐다.
그러나 음스와티 3세가 매년 리드댄스 참가자 중에서 새로운 왕비를 간택하고 있는 것과 맞물려 리드댄스가 일부다처제와 10대 소녀와의 성 관계를 장려하는 부작용을 낳고 있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음스와티 3세는 현재 13명의 왕비를 두고 있다.
그러나 이런 비판 여론과는 무관하게 10대 소녀들의 리드댄스 참가열기는 매년 고조되고 있다. 현지 언론들은 리드댄스 참가자 수가 매년 늘고 있다면서 올해의 경우 인근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소녀들도 상당수 참여했다고 전했다.
테네네 들라미니(16)는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춤을 추기 위해 이곳에 왔다. 국왕이 나를 선택해주기를 소망하고 있다"면서 "왕비들은 아주 근사한 삶을 누리고 있다"고 말했다.
전국에서 모여든 처녀들은 이날 왕실 가족과 관광객 등 수천명이 지켜보는 가운데 공주들의 지휘 하에 무리를 지어 춤을 추고 노래를 불렀으며, 몇몇 왕비들도 군무에 참여했다고 AFP통신은 전했다.
음스와티 3세의 왕비 중 9명은 지난달 중순 전세 비행기 편으로 유럽과 중동으로 단체 쇼핑여행을 다녀와 여성단체들의 이례적인 항의 시위를 유발하는 등 물의를 빚기도 했다.
(요하네스버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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