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여지가 남아있다고 본다."
정부 당국자는 30일 북한의 불능화 중단 선언으로 기로에 처한 북핵 6자회담의 향후 전망에 대해 비관보다는 담담한 편이었다.
몇가지 근거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북한 외무성 대변인의 지난 26일 성명에서 북한이 '약속위반'을 들어 미국을 맹비난하고 불능화 중단및 원상복구 의지를 천명했지만 닷새가 지난 현재까지 북한의 추가 행동이 나오지 않고 있다.
특히 영변에 체류하고 있는 국제원자력기구(IAEA) 요원들을 추방하려는 움직임이 없으며 미국과의 접촉선도 유지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게다가 26일 성명을 보면 '우리 해당기관들의 강력한 요구에 따라' 핵시설 원상복구 조치를 고려하게 될 것이라는 내용이 나오는 것도 북한내 협상파와 강경파간 의견 차이가 존재하고 있음을 시사하는 대목으로 보고있다.
이런 시각은 미국측도 마찬가지인 것으로 보인다. 알렉산더 버시바우 주한 미국대사는 지난 28일 이임간담회에서 "핵 검증협상은 아직 결렬된 것이 아니며 여전히 해결책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 소식통은 "북한이 미국의 차기 행정부와 새로운 협상을 기다리자면 적어도 6개월 이상의 시간을 기다려야 하는데 북한의 최근 행동은 그런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결국 현재 진행중인 미국과의 검증협의를 자신들이 원하는 쪽으로 진행하기 위한 전술적인 행동으로 봐야 한다는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이에 따라 테러지원국 해제가 현실화되지 않는데 대해 강한 불만을 피력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 북한 군부 등의 반발이 가라앉는 시점이 되면 북미간 접촉이 다시 전개될 것으로 예상된다.
전문가들은 대체로 '냉각기'등을 감안할 때 9월 초순 이후로 모멘텀이 형성될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의 민주당과 공화당의 대선주자들이 확정되고, 이들의 북핵 공약이 가사화되면 북한도 대응에 나설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게다가 임기말에 몰린 부시 행정부가 시간이 촉박한 상황에서 다소 유연한 검증방안을 제시할 가능성도 있다. 부시 행정부로서는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를 목표로 삼기 보다는 자신들이 부정했던 클린턴 행정부 시절보다는 북핵 문제가 진전됐다는 평가를 받아야할 필요성이 있다는게 북핵 외교가의 시각이다.
정부 소식통은 "현재의 국면을 객관화하면 지난 22일 뉴욕 채널을 통해 미국이 제시한 검증방안에 대해 북한이 강한 불만을 피력한 상황"이라면서 "양측이 다시 각자의 생각을 정리하고 이를 교환할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6자회담 의장국 중국이 6자회담의 마지막 추동력 발휘를 위해 막후에서 영향력을 발휘할 경우 9월 초순 이후 극적인 반전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렇게 되면 6자회담 수석대표회담이나 비핵화 실무그룹회의, 또는 6자 외교장관회담 등 6자 차원의 마지막 이벤트가 열려 북한의 사정을 감안하는 선에서 시료채취나 미신고 대상에 대한 검증을 할 수 있는 검증이행계획서를 마련하고 동북아 다자안보체제 논의의 시작을 알릴 수 있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