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27일 고강도 개입에 나서면서 원.달러 환율을 5거래일만에 하락 반전시켰다. 환율이 1,100원대로 올라서는 것을 막기 위한 선제적인 조치다.
외환시장 전문가들은 추가적인 악재가 나타나지 않는다면 당분간 환율 급등세가 진정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다음 달 외국인의 채권 매도 등으로 환율 상승세가 재개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내다봤다.
◇ 고강도 개입..환율 장중 급락
정부는 이날 오전 보도자료와 구두(말), 달러를 동원해 시장에 개입했다.
오전 11시10분 기획재정부 최종구 국제금융국장이 "최근 환율 상승에 대해 우려하고 있어 시장 상황을 계속 예의주시할 것이며 필요하다면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구두로 개입했다.
비슷한 시점에 한국은행은 9월 만기 도래되는 외국인보유 채권은 67억달러로 당초 파악했던 84억달러보다 적다면서 외환시장 불안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은 없다는 내용의 보도자료를 발표했다. 한국은행의 이 보도자료는 당초 예정에 없었다.
재정부와 한은의 이런 움직임 직후에 외환시장에서는 정부보유 달러가 투입됐다. 1,092.50원까지 상승했던 원.달러 환율은 장중에 고점보다 13.50원 낮은 1,079.00원까지 급락했다.
이날 오전 중 개입 규모는 10억 달러에 달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정부가 개입 강도를 높인 것은 환율이 1,100원선을 넘어설 경우 시장불안이 확산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외환시장 전문가들은 정부의 개입 시점이 적절했다는 평가를 내리고 있다. 한 달 간 환율 상승을 주도했던 역외세력이 1,090원 부근에서 차익실현에 나서고 있었기 때문이다.
삼성선물 전승지 연구원은 "환율이 1,100원을 돌파했다면 급등 장세가 재연출될 가능성이 있었던 만큼 과열 진화 차원에서 개입을 한 것 같다"며 "9월 외화유동성 위기설이 돌고 있어 외환보유액을 활용한 달러화 매도개입을 지속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 "개입 장기화는 부작용 초래"
전문가들은 역외세력이 달러화 매도로 돌아서고 있고 당국이 1,090원대 진입을 차단한 만큼 추가적인 악재가 나오지 않는다면 당분간 환율 급등세는 없을 것으로 전망했다.
한국씨티은행 오석태 이코노미스트는 "환율이 당국 개입으로 급락한 만큼 1,100원대로 올라서기 위해서는 추가적인 재료가 필요하다"며 "환율이 당분간 현 수준에서 머물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개입이 장기화되면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달 초 1,050원대였던 환율은 당국의 지속적인 개입으로 3거래일 만에 1,000원대로 떨어졌지만 이에 대한 반작용으로 지난달 말 상승세를 재개하면서 한 달 새 80원 이상 폭등했다.
오 이코노미스트는 "당국이 물가보다는 외환보유액에 대해 더 큰 우려감을 갖고 있기 때문에 대규모 개입을 자제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시중은행의 외환딜러는 "수출업체들이 달러화 매도에 적극적으로 나서기 전까지는 당국이 개입을 통해 환율을 큰 폭으로 하락시키기 어려울 것"이라며 "다음 달 외국인들이 채권 만기분을 정리한 뒤 일제히 환전에 나설 경우 환율이 다시 급등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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