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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 박 반장] 김 지사와 여권의 갈등의 이면...

박병일

입력 : 2008.08.22 18:28|수정 : 2008.10.15 01:48


김문수 경기지사가 수도권 규제철폐를 외치며 잇따라 청와대와 정부를 겨냥해 강도 높은 비판을 쏟아내고 있습니다. 지난달 21일 '先 지방발전 後 수도권 규제 합리화'를 골자로 한정부의 <지역발전 추진전략>이 발표된 이후부터입니다. 바로 이날 김 지사는 "배은망덕한 정부" 등 원색적인 표현을 써가며 정부정책을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한나라당은 곤혹스러웠습니다. 급기야 박희태 대표가 나서서 "일부 지방자치단체장의 발언이 상궤를 넘었다"고 공개적으로 경고를 보냈습니다. 그런데 바로 그 다음날인 어제(21일), 김 지사는 "공산당도 추진하다 실패했던 인기 영합적 정책"이라고 다시 한 번 비판하고 나섰고, 오늘은 경기도 성남에서 열린 수도권 규제철폐를 위한 범 도민 결의대회에 참석해 "대통령이 촛불집회 100일을 겪으면서 마음이 많이 소심해지셨다"면서 "경제를 살리는데 무엇이 두렵습니까?"라며 청와대를 압박했습니다.

김 지사의 공격에 가장 당황스러운 것은 청와대와 한나라당입니다. 한나라당 내에서는 "자신의 입지를 다지기 위해 대통령까지 걸고 들어가는 것이야말로 인기영합주의"라는 비판이 있는가 하면, "한나라당 소속임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현 위치인 경기지사로서 할 말을 하는 용기를 보여줬다"는 긍정적 평가도 있었습니다. 여러분 생각은 어떠십니까?

여러분들도 생각이 많이 엇갈릴 것으로 생각됩니다.

우선, 여러분이 어디에 사느냐에 따라 평가가 다를 겁니다. 경기도에 사시는 분이라면 "김문수 잘한다!" 그럴 수 있고 만일 경기도 외의 지방에 사시는 분들이라면 그리고 한나라당과 대통령 지지자라면 "김문수 왜 저러냐" 그럴 것 같습니다. 이렇게 판단이 되는 이유는 정치권에서도 그런 현상이 나타나고 있거든요. 어제 (21일) 대전시 의회는 김 지사를 비난하는 성명을 발표했습니다. "국가 주요발전 정책의 최대 수혜자가 경기도임을 망각하고 지방의 희생을 강요하는 발언을 하고 있다"는 내용입니다. 지역적 이해관계를 읽을 수 있는 대목입니다.

저는 이번 논란을 보면서,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지난번 이완구 지사가 한나라당 지도부의 충남지역 당정 협의 때 박순자 최고위원과 설전을 벌인바 있습니다. 한나라당이 충청도를 홀대한다는 이 지사의 발언을 놓고 "너무 심하다"는 반박이 이어지면서 갑작스럽게 일어난 내부 충돌이었습니다. 한나라당 지도부는 영남지역을 순방하면서는 "인사상의 역 불이익"을 호소받기도 했습니다. 모두 한나라당 출신 지자체장들입니다.

지자체장들이 자기가 소속한 당을 대놓고 공격할 수 있는 것은 분명 우리 정치가 과거에 비해 많이 민주화된 측면의 하나로 볼 수 있을 겁니다. 과거처럼 공천권이나 돈줄을 당의 실력자들의 쥐고 있을 때는 상상도 못할 일들이죠. 그런 측면에서 지자체장들이 당 보다는 자신을 뽑아준 지역구민의 입장에 서게 되는 것은 당연한 일일 겁니다.

다만, 모든 지자체장들이 그것도 강도를 한껏 높여가며 이른바 '튀는 발언'을 해가며 지역구민의 정서에 부합하려 하는 데에는 당장 내후년에 지방선거가 있기 때문이기도 하거니와 그 만큼 지역발전에 대한 갈증이 강하다는 증거일 겁니다. 고유가등의 여파로 경제가 점점 어려워지고 특히, 지역 경제난이 상대적으로 더 심하다는 측면에서 볼 때 경제의 활로를 정부가 나서서 뚫어주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기 때문일 겁니다. 즉, 지자체장들이 지역구민의 경제 회복에 대한 갈증이 크다고 느끼는 만큼 중앙정부의 정책에 대해 더 강하게 반발하게 되거나 또는 찬동하게 되는 게 아닐까 합니다. 지금 국민들은 "누구와 누구가 싸운다"는 그 자체보다는 그 누군가가 "왜 싸우느냐?"에 대해 더 관심을 갖게 됩니다. 이를테면, 김문수 지사가 경제 문제가 아닌 다른 이슈를 놓고 중앙정부와 각을 세웠다면 관심이 조금은 덜 했을 거란 겁니다.

중앙정부 그리고 여권, 그리고 김 지사 모두, 인기영합적인 행태에 불과하다는 평가를 받지 않으려면 진정 지역경제 그리고 우리 국가 경제를 조화롭고도 효율적으로 되살리고 불 지필 수 있는 길을 찾아내야 할 겁니다.

 

[편집자주] 10년전 '출동 코끼리 기자' 또 '박병일 기자의 현장출동!' 등에서 맹렬하고 거침없는 시사고발 취재로 이름을 날렸던 박병일 기자는 현재 차장이 되어 정치부 여당팀의 현장팀장으로 활약하고 있습니다.  특유의 날카로운 시선에 이제는 연륜까지 더해진 깊이있는 정치 기사가 기대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