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행정지 첫 심문…치열한 '본안다툼' 예고
정연주 전 KBS 사장의 해임이 적법한가에 대해 본격적인 법정공방이 시작됐다.
18일 서울행정법원 행정13부(정형식 부장판사) 허이훈 판사가 진행한 정 전 사장의 해임처분 집행정지 신청 심문에서는 정 전 사장 측과 이명박 대통령 측 대리인 사이에 집행정지의 필요성 및 해임의 적법성을 놓고 팽팽한 공방이 오갔다.
가처분 신청 성격의 집행정지 신청 사건 심문이었음에도 해임의 적법성에 대한 논쟁까지 함께 벌어지기도 했다.
정 전 사장 대리인인 백승헌 변호사는 "공영방송의 공정성에 대한 중대한 침해가 현실화되고 있다"며 "새 사장 선임 절차도 무리하게 진행되고 있어 집행정지가 조속하게 이뤄져야 한다"고 포문을 열었다.
이 대통령을 대리하는 강훈 변호사는 "정 전 사장이 사장직을 유지하지 못해 방송의 공정성을 유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고 하지만 공정성이 누구에 의해 훼손됐는지 봐야 한다"며 "(정 전 사장이) 방송의 공정성을 해했다는 비난을 많이 받지 않았느냐"고 맞받았다.
함께 나온 서울고검 관계자도 "대통령의 인사권 행사는 존중돼야 한다. 어느 사람이 꼭 KBS 사장직을 유지해야 한다는 것이 공공복리를 해하는 것"이라며 "부실 경영을 감수하고 문제가 되는 사람에게 굳이 사장직을 맡기는 것이 방송의 공공성을 훼손하는 것"이라고 가세했다.
이에 대해 백 변호사는 "많은 국민은 대통령에게 해임권이 없다고 판단하고 있는데 이런 상태가 유지되면 새 사장이라도 공영성을 지킬 수 있겠느냐"며 "정 전 사장에 대한 해임처분을 정지해 얻을 수 있는 민주주의 및 법치주의의 의의가 크다"고 강조했다.
집행정지 사건의 심문에서는 보통 긴급한 필요성이 있는지 여부에 초점이 맞춰지지만 이날 심문에서는 해임의 적법성에 대한 논쟁도 함께 벌어져 본안 소송에서의 치열한 공방을 예고하기도 했다.
정 전 사장 측은 "대통령에게 해임권이 없고 해임 사유도 없다"고 거듭 주장한 반면 이 대통령 측은 "임명권이 있으면 해임할 수 있고 감사원과 검찰이 정 전 사장에게 문제가 있다고 발표한 내용이 타당할 가능성이 높다"고 맞섰다.
재판부는 이번 주 안으로 집행정지 신청을 받아들일지를 결정하며 이와는 별도로 대통령에게 해임권이 있는지와 해임사유가 적법했는지 여부에 대한 본격적인 법정 다툼은 본안 사건에서 이뤄질 예정이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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