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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축법? 통상마찰? 국회 파행 이유는...

남승모

입력 : 2008.08.16 14:13|수정 : 2008.08.25 14:52


지난 14일 여야의 원구성 협상이 또 다시 파행됐다. 벌써 이게 몇 번째인가.

정치뉴스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 하더라도 이쯤 되면 '왜'보다는 "또" 파행됐다에 매몰되기 쉽다.

매일 나오는 방송과 신문에서도 근본적 이유보다 당일의 표면적 이유에 매달리기 마련이다.

그렇다면 파행의 근본 원인은 뭔가?

먼저 표면적 이유부터 짚어보자.

언론에 보도된대로

① '소해면상뇌증(광우병)이 발생한 날로부터 5년이 경과하지 아니한 국가의 쇠고기 제품'의 수입금지를 어떤 방식으로 담보할지다.

여당은 가축전염병예방법보다 하위인 농식품부 부령으로, 야당은 법조문으로 규정하자고 맞서고 있다.

협상과정에서 여당이 법조문으로 규정하되 부칙에 기존 수입위생조건은 인정하자는 수정안을 제시하기도 했지만 결국 물건너갔다.

복잡하다.

하지만 정리하면 쟁점은 

② 결국 '미국산' 쇠고기 수입금지여부다.

촛불집회로 온 나라가 떠들썩했던 지난 5월 당시 여야의 대치상황에서 한 발짝도 못나간 것이다.

다음으로 이 말은

③ 30개월령 이상 미국산 쇠고기의 안전성을 담보할 수 있냐로 직결된다.

이 문제도 여야가 과학적 근거의 유무를 놓고 석 달 넘게 입씨름 중이다.

기술적 논쟁을 넘어 보다 근본적인 이유로 들어가면

④ 가축전염병 예방법 개정시 '미국과의 통상마찰' 여부가 나온다.

여당은 외국과의 합의를 국내법으로 제한하면 통상 마찰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지만, 야당은 국제법적으로 하자가 없는 것은 물론 별다른 통상마찰도 없을 것이라고 말한다.

누가 맞나?

여당은 외교부의 주장을 가장 큰 근거로 한다.

야당은 협상에 실패한 외교부의 자기합리화에 여당이 끌려다는 것이라고 주장한다.

민주당은 미국산 쇠고기 수입문제를 다룬 집권세력이었고 그 수장이었던 송민순 전 장관이 민주당 의원으로 참여하고 있어 실정을 가장 잘 알고 있다고 말한다.

⑤ 결국 '미국과의 통상합의를 국내법으로 제약하면 중대한 통상마찰을 불러올 것이라는 외교부 설명이 진실인가'라는 새로운 이유에 접근하게 된다.

그렇다면 이것이 가장 근본적 이유인가...

대답은 '아니다'이다.

여야 모두 물러설 수 없는 이유가 또 있다.

너무 원론적 이야기 같지만

⑥ 바로 현 상황을 바라보는 여야의 인식차와 손익계산이다.

여당 아니, 청와대를 중심으로 한 여권 내부에서는 172석의 절대 다수로 야당에 끌려다닐 이유가 없다는 의식이 강하다.

이런 강성 기류는 협상파로 불리는 홍준표 원내대표에 대한 청와대와 친이세력의 노골적인 불만으로 표출됐다.

반면 야당은 촛불집회 때의 국민적 성원도 살리지 못한 채 국회로 들어갈 수는 없다는 절박함이 깔려 있다.

원혜영 원내대표가 국회정상화를 위한 결단이라고 자평한 지난 11일 원구성 협상 타결이 정작 당내에서는 협상력 부재와 무력함이라고 비난을 받은 것도 바로 이런 맥락에서다.

결국 현 상황에서는 양당 협상 당사자들의 결단만으로는 문제 해결이 어렵다는 얘기다.

18대 국회 전반기 원구성 협상이 파국으로 치달을 것 같은 우려를 떨칠 수 없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