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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예쁜 아이들이…'살' 권하는 아랍사회?

이민주

입력 : 2008.08.14 18:21|수정 : 2008.10.15 01:28

[특파원 시리즈] 이민주 특파원의 앗쌀람! 카이로


사내아이나 계집아이 할 것 없이 이집트 꼬마들을 볼 때마다 "어쩌면 저렇게 눈이 예쁠 수 있을까?" 감탄을 금치 못하게 됩니다.

하나같이 또렷한 쌍꺼풀에 기다란 속눈썹은 마치 미장원에서 손 본 것처럼 위로 치켜올려져 있습니다.

      

      

가난하고 먼지 많은 나라에 태어나 비록 복장은 남루하고 얼굴에 때는 가득하지만 표정은 천진난만하기 그지 없습니다. 과외에 찌든 우리나라 아이들과 비교할 때면 어떤게 행복이고 아이를 잘 키우는 건지 새삼 자문하게 됩니다.

      

      

그런데...이렇게 예쁜 아이들이 나이가 들어가면 공통적으로 몸은 하마처럼 비대해지고 남자들의 경우 수염까지 덥수룩해져 왠지 험상궂은 얼굴로 변하기 십상입니다.

저녁을 늦게 먹고 운동을 전혀 안하는 아랍인 특유의 생활습관 탓이 큽니다.

아랍인들은 보통 점심은 2시에서 4시쯤 사이에 먹고 저녁은 10시 전후가 예사입니다.

워낙 날씨가 덥다보니 야외운동은 엄두도 못내고 그렇다고 피트니스 센터를 찾기엔 비용이 만만치 않아 결국 밤늦게까지 먹고 그저 가족끼리 이웃끼리 대화를 나누다 잠자리에 드는 게 일과입니다.

거기에 단 것을 유독 좋아하는 식성까지 더해지니 살이 안 찔래야 안 찔 수 없게 됩니다.

특히나 여성들이 결혼을 한 뒤엔 살찌는 것이 미덕으로 여겨집니다.

좀 퉁퉁해야 시집가서 잘 먹고 잘 산다는 증거가 되는 셈이지요.

우리네 미시들처럼 야리야리했다가는 박복한 여자로 취급당하게 됩니다.

      

우리나라처럼 다이어트 열풍이 지나쳐 너도 나도 비쩍 마른 몸매를 추구하는 것도 그리 바람직해 보이지 않지만, 10대까지만 해도 서양인 이상의 팔등신 몸매를 타고난 아랍인들이 나이가 들어가며 거의 예외없이 비만형으로 변해가는 모습은 안타까울 정도입니다.

  [편집자주] 한국 언론을 대표하는 종군기자 가운데 한사람인 이민주 기자는 1995년 SBS 공채로 입사해 스포츠, 사회부, 경제부 등을 거쳐 2008년 7월부터는 이집트 카이로 특파원으로 활약 중입니다. 오랜 중동지역 취재경험과 연수 경력으로 2001년 아프간전 당시에는 미항모 키티호크 동승취재, 2003년 이라크전 때는 바그다드 현지취재로 이름을 날리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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