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점 의혹없이 철저 수사해야"
맹형규 청와대 정무수석비서관은 10일 검찰에 긴급 체포된 유한열 한나라당 상임고문이 국방부 납품청탁을 위해 자신에게 접근했던 것과 관련, "한 차례 만난 사실은 있으나 전혀 관여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맹 수석은 이날 연합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지난 1월 말 유 고문이 찾아와 국방부 납품청탁을 하기에 `잘못하면 큰 일 난다. 정상적인 절차를 밟아서 해야 한다'고 거절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맹 수석은 검찰 수사의뢰 배경과 관련, "이번 사건이 내 개인의 명예는 물론이고 당이나 청와대에도 누를 끼쳐서는 안된다는 생각이 들어 수사의뢰를 한 것"이라면서 "내가 검찰에 직접 나가 수사의뢰인 자격으로 사건의 전말에 대해 아는 대로 다 얘기를 하고 한 점 의혹없이 철저히 수사해 줄 것을 요청했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맹 수석과의 일문일답.
--유 고문과는 아는 사이인가.
▲당 상임고문이고 대학 선배이기도 해서 아는 사이다.
--이번 사건과 관련해선 언제 만났나
▲17대 대통령직인수위 기조분과 간사를 맡고 있던 지난 1월28일 처음 만났다. 그 전에 만나자고 연락이 왔는데 바쁘기도 하고 해서 몇 번 거절하다가 인수위 사무실 인근 커피숍에서 만났다. 내가 모르는 두 사람과 함께 세 명이 왔는데 어떤 자료를 주면서 `국방부에 납품하면 좋은 장비인데 바꿀 수 있도록 도움을 줄 수 없느냐'고 부탁하기에 `이런 것 잘못하면 큰 일 난다. 내가 손댈 수 있는 일이 아니며, 정상적인 절차를 밟아서 합법적으로 해야 한다'고 말해 줬다. 나는 일체 관여하지 않았고 서류는 사무실로 돌아온 뒤 보좌관을 시켜 곧바로 파쇄했다.
--유 고문이 돈은 건네지 않았나
▲유 고문이 같이 온 두 사람에게 나가 있으라고 그러더니 누런 봉투를 주려고 하더라. 돈이라고 직감해 `선배님, 왜 이러십니까. 저는 이런 것 받는 사람이 아닙니다'라며 일언지하에 거절했다. 봉투에 손도 안대고 그 자리에서 나왔다.
--그 이후엔 어떻게 됐나.
▲그 후론 한 번도 안 만났다. 보좌관들에게 유 고문으로부터 전화연락이 오면 바꾸지 말라고 했다. 그런데 2주일 쯤 지나 지구당(송파갑) 사무실로 전화가 걸려와 받았는데 유 고문이었다. 꼭 한번 만나자고 그러기에 `만날 필요가 없다'며 냉정하게 잘랐다.
그 후 3월25일 의원회관 사무실로 팩시밀리가 하나 들어왔다. 사기를 당한 D업체 대표 이모씨가 보낸 것인데 거기에는 유 고문이 나와 공성진 의원을 통해 납품청탁을 시도하고 그게 성취가 안되면 6억원을 돌려받기로 하는 등의 내용이 담겨 있었다.
--그래서 어떻게 처리했나
▲곧바로 유 고문에게 전화를 걸어 `여기에 왜 내 이름이 들어가느냐. 이런 식이면 검찰에 수사의뢰를 할 수밖에 없다'고 따지자 유 고문이 `일이 잠깐 잘못돼서 그런 것이니 걱정하지 말라. 다 해결된 것이다'고 말해 그 이후로 이 사건을 잊고 있었다.
--수사의뢰한 과정과 이유는
▲사건을 까맣게 잊고 있었는데 지난 주 월요일(4일)인가 모 언론사에서 이번 사건과 관련해 취재가 들어왔다. 이 사건이 아직도 안 끝났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잘못하다가는 괜히 나도 오해를 살 것 같아 유 고문에게 전화를 걸어 엄중 항의하고 검찰에 수사의뢰할 수밖에 없음을 분명히 했다. 유 고문이 수사의뢰하지 말 것을 부탁했으나 언론사가 알고 있는 마당에 이렇게 끝날 성격이 아니라는 판단을 했다.
7일 오후 유선으로 검찰에 수사의뢰 방침을 알린 뒤 8일 공식 수사의뢰와 함께 수사의뢰인 자격으로 직접 검찰에 나가 아는 대로 얘기를 다 했다. 한 점 의혹없이 철저히 수사해 줄 것을 요청했다. 내가 유 고문 등과 나눈 녹취록을 보면 내가 이번 사건에 전혀 관여하지 않았음을 알 수 있다. 그 녹취록도 검찰에 제출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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