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뉴스

뉴스 > 국제

'왕따' 남아공 30대 주부, 자녀 4명과 동반자살

입력 : 2008.08.08 18:23


에이즈 환자라는 헛소문이 퍼지면서 주위로부터 따돌림을 당한 남아프리카공화국의 한 여성이 어린 네 자녀와 동반자살을 해 남아공 사회에 충격을 던져주고 있다.

8일 현지 언론들에 따르면 이스턴 케이프주 루시키시키에서 30㎞ 떨어진 음탐발라라 마을에 거주하는 오쿠졸라 음피키(37.여)가 지난 6일 자신의 집 근처에서 자녀 4명과 함께 숨진 채로 발견됐다.

현장에서는 독약이 든 우유병과 주변 사람들에게 남긴 10통의 유서가 발견됐다.

사망한 자녀들은 8세, 5세 딸 2명과 2세, 7개월 된 아들 2명이다.

음피키는 18, 16, 15세 자녀 3명도 두고 있다.

음피키는 유서에서 아이들의 아버지인 자신의 남자 친구와 사귀던 한 여성이 지난해 에이즈로 사망하자 자신도 에이즈에 감염됐다는 소문이 퍼지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이후 동네 사람들이 자신을 따돌리기 시작했고 모멸감과 외로움을 견딜 수 없어 자녀들과 함께 죽음을 선택하게 됐다고 기술했다. 

음피키는 지역 시의원에게 남긴 유서에서 "마을 사람들이 내가 에이즈에 걸렸다면서 나와 아이들을 조롱하고 모욕을 가하는 바람에 더 이상 살 수가 없다"고 썼다.

마크 헤이우드 전국에이즈위원회 부위원장은 현지 일간지 더 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남아공이 에이즈 환자에 대한 차별을 타파하는데 얼마나 더 먼길을 가야 하는지를 극명히 보여주는 비극적 사건"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또 "에이즈에 감염된 사람들은 가족과 친구, 지역사회가 자신에 대해 보일 반응을 두려워하고 있다"며 에이즈 감염자들을 따뜻이 감싸안아 줄 것을 호소했다.

유엔에이즈(UNAIDS)가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2007년 현재 남아공의 에이즈 감염자수는 570만 명에 이른다.

(요하네스버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