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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옥희 구속 1주일…풀리지 않은 의혹들

입력 : 2008.08.07 16:37|수정 : 2008.08.07 16:39


김종원 서울시 버스운송조합 이사장으로부터 공천 청탁 명목으로 30억여 원을 수수한 대통령 부인 김윤옥 여사의 사촌언니 김옥희 씨가 구속된 지 7일로 일주일이 됐다.

검찰은 현재까지 김 씨가 김 이사장으로부터 받은 돈이 정치권이나 대한노인회 등으로 흘러들어간 흔적은 없고 김 씨가 사용한 돈도 대부분 개인 용도로 쓴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그러나 김 씨가 김 이사장이 실제 비례후보로 추천될 것으로 보고 홀로 대담하게 30억여 원을 모두 차지하려 했던 것인지, 왜 김 이사장에게 받은 돈을 즉시 입금하지 않고 수표로 갖고 있다가 공천 탈락 이후 자신의 계좌에 넣었다 되돌려줬는지 등에 대한 의문점은 여전히 남아있는 상황이다.

더욱이 김 씨와 공범인 브로커 김모 씨의 진술이 계속 바뀌고 있는데다 지금은 거의 진술을 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검찰의 속을 태우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금방 했던 말도 '그게 아니다'라고 부인하는 정도여서 도저히 진술을 받을 수가 없어 계좌추적 등에 의존할 수 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 김옥희 원맨쇼였나 = 우선 김 이사장이 아무런 정치적 배경도 없는 70대 중반의 김 씨에게 30억여 원을 건네주며 비례대표 후보 추천을 부탁했다는 점이 선뜻 납득되지 않는 대목이다.

김 이사장 역시 한나라당 서울시의원을 지낸데다 이명박 대통령의 서울시장 재임시절 업적 중 하나인 '대중버스 교통체계 개편'과 관련해 당시 이 시장을 도왔고 지난해 대선 과정에서도 이 후보를 위해 자신의 직위를 적극 활용하는 등 정치 성향이 강한 것으로 알려져 있기 때문이다.

아무리 김 씨가 김윤옥 여사의 '친언니 행세'를 하고 다녔다고 해도 이런 그가 정치권을 직접 상대하지 않고 김 씨에게 30억3천만 원이라는 거액을 제공한 경위가 석연치 않은 것.

김 이사장 측은 "일단 10억 원을 준 상태에서 추가 요구를 거절하지 않을 수 없었으며 후보 공천에서 탈락한 뒤에야 속았다는 것을 알았다"고 해명했으나 계속 미심쩍다는 의심을 가졌던 김 이사장이 김 씨가 '친언니'가 아니라는 것은 쉽게 알 수 있는 위치에 있지 않았을까라는 의문도 나오고 있다.

김 씨가 노인회 추천을 받아 김 이사장을 공천하는 과정에서 청와대 측과 사전 교감했는지도 풀어야 할 과제다.

노인회가 김 이사장이 공천에서 탈락한 뒤 김 씨 요청에 따라 '공천이 잘못됐다는 여론이 있다'는 내용의 진정서를 청와대에 내고 청와대 쪽에서 다시 전화를 걸어와 다른 번호로 팩스를 다시 보내달라고 했다는 등의 진술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청와대 등과의 충분한 협의가 있었더라면 김 이사장이 왜 후보가 되지 못했겠느냐는 반론도 나오고 있다.

◇ 20억 원은 돌고 돌았었나 = 김 씨가 김 이사장으로부터 30억 원을 받은 뒤 즉시 계좌에 입금하지 않고 한동안 수표로 갖고 있었던 배경에도 관심이 쏠린다.

김 씨는 김 이사장으로부터 지난 2월 5일과 대통령 취임일인 2월 25일, 3월 7일 세 번에 걸쳐 각각 10억 원씩 30억 원을 수표로 받았지만 계좌에 입금하지 않았다.

그는 한나라당 비례대표 공천 발표가 있던 3월 24일 직후에야 비로소 자신의 계좌에 20억 원을 입금했고, 발표 직전 10억 원을 넣었다.

처음 김 이사장으로부터 10억 원을 받은 시점으로부터 한달 이상이 걸린 셈이다.

김 이사장이 공천됐더라면 30억 원 중 공천 직전 입금한 10억 원은 자신의 몫이었고 나머지는 정치권에 전달됐었을 것이란 추측도 가능하다.

20억원을 김 이사장의 공천 추천을 위해 정치권 등 모처에 전달했다가 공천에서 떨어지자 뒤늦게 돌려받아 김 이사장에게 반환하기 위해 계좌에 입금했을 가능성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김 씨가 공천 발표 전에 3억 원을 꺼내 오피스텔을 구입하고 손자에게 외제차를 사준 점 등은 그가 김 이사장으로부터 받은 돈을 '개인적 용도'로 썼다는 의미일 수도 있지만 처음 입금했던 10억 원은 '내 몫'이고 나머지는 '제3자의 몫'이었다는 점을 뒷받침하는 게 아니냐는 해석도 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20억 원이 실제로 제3자에게 갔다가 돌아왔다고 해도 계좌 입금 등의 형태가 아니어서 김 씨의 자백 등이 없는 한 검찰이 이를 밝히기는 사실상 불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검찰은 김 씨가 김 이사장에게 실제 되돌려주지 않은 돈의 용처를 캐는데 집중하고 있다.

◇ 또다른 미심쩍은 부분은 없나 = 김 씨가 김 이사장 외에 다른 인사에게도 공천을 시도했을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 있다.

김 씨가 김 이사장으로부터 공천 명목으로 대담하게 30억 원이라는 거액을 받은 것은 그가 대통령 부인의 사촌언니라는 배경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려는 의도가 분명했다는 점을 뒷받침한다.

그가 지난 1월 서울시의원인 이모 씨에게 접근했다는 것은 이미 알려진 사실로, '대한노인회 몫의 비례대표로 나갈 수 있는데 도와주겠다"는 제의를 했다가 거절당한 뒤 대신 이 씨의 소개로 김 이사장을 만났다.

정치권에서는 김 씨가 이 두 사람에 앞서 다른 정치권 인사에게도 접촉해 비슷한 제의를 했다는 소문까지 나돌고 있다.

검찰이 최소 10억원의 특별당비를 내고서라도 비례대표 후보로 공천을 받으려는 의사가 있었던 김 이사장을 '공직선거법상 피의자'가 아닌 단순 '사기 피해자'로 우선 봤다는 점도 그에 대한 형사처벌 여부 등과 함께 수사 상황을 계속 지켜봐야 할 문제다.

아울러 오비이락일 수도 있지만 검찰이 이 사건 수사를 정동기 청와대 민정수석과 함께 근무한 적이 있는 우병우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세조사2부장에게 맡긴 점이나 브로커 김 씨의 변호를 정 수석이 몸 담았던 법무법인의 동료 변호사가 맡은 점 등도 검찰에는 언제라도 '부메랑'이 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이번 사건이 김 씨 개인의 사기행각이었던 것으로 마무리될 지, 아니면 정치권에 큰 파문을 불러올 뇌관이 될 지는 좀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