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폭우가 휩쓸고 지나간 경북 봉화군은 흡사 전장을 방불케 했다.
특히 25일 시간당 40㎜ 가까운 '물 폭탄'이 떨어진 춘양면 서벽리 일대는 멀쩡하던 집이 흔적도 없이 사라지고 길이 끊기는 등 엄청난 피해가 발생했다.
서벽초등학교 앞에 있던 1층짜리 슈퍼마켓은 흔적도 없이 사라졌고 도로를 따라 들어서 있던 집들도 온통 담이 무너지거나 물이 들어 차 그야말로 아비규환의 모습이었다.
집이 물에 쓸려 없어졌다는 주민 권모(65) 씨는 "춘양에 살면서 이렇게 큰 비 피해는 처음"이라며 "늘그막에 무슨 변고인지 모르겠다"며 한숨을 쉬었다.
인근 도심2리는 수확을 앞둔 감자와 약초 등이 거의 빗물에 쓸려 나가면서 온 동네가 쓰레기장으로 변했다.
한 마을 주민은 "애써 키운 감자가 물에 다 쓸려갔다"면서 눈물을 글썽거렸다.
폭우로 마을로 들어가는 농로가 유실된 애당2리 참새골은 26일 오후까지도 통신이 두절된 가운데 복구에 나선 119구조대원 등이 길을 확보하느라 구슬땀을 흘리고 있었다.
이 마을은 휴대전화 통화는 물론 일반 전화 통화마저 제대로 되지 않아 여름 휴가철을 맞아 이 마을을 찾은 피서객들의 생사를 묻는 전화가 면사무소로 빗발치고 있다.
25일 영동선 철둑 붕괴 사고로 모녀가 목숨을 잃은 춘양면 의양1리에서도 이틀째 복구 작업이 한창이었다.
마을 주민들은 "50대 지체장애인 딸과 팔순 노모가 제 때 몸을 피하지 못한 것 같다"며 안타까워했다.
이번 폭우로 춘양면에서만 20가구가 넘는 집에서 50명 가량의 이재민이 발생, 춘양초등학교와 마을회관 등에 분산 수용돼 있지만 언제 집에 돌아갈 수 있을지 막막하기만 하다.
60대의 한 주민은 "지금까지 살면서 이런 일이 없었는데 어찌된 일인지 영문을 모르겠다"면서 "하루 빨리 원상복구가 됐으면 하는 마음 뿐"이라며 하늘을 원망했다.
봉화지역에는 이번 폭우로 8명이 숨지거나 실종됐고 100가구 220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또 주택 191채가 파손되고 농경지 곳곳도 침수 또는 유실됐으며 아직 39가구 104명의 주민이 고립돼 있다.
(봉화=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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