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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렁이 단팥빵'…판결 나왔지만 의문은 여전

입력 : 2008.07.18 15:53

지렁이 발견경위 불분명…변호인 "제조사가 금품 제안" 주장


먹을거리 안전성 파문과 겹쳐 사회의 이목을 끌었던 '지렁이 단팥빵' 사건은 결국 공갈범에 대한 법원의 집행유예 선고로 일단락됐다.

하지만 지렁이가 유명 제과회사의 단팥빵 속에서 발견된 경위를 두고 이를 수사한 경찰은 물론 재판부도 속 시원한 결론을 얻는 데 실패해 궁금증은 여전히 풀리지 못한 아쉬움을 남겼다.

이 사건을 심리한 광주지법 형사4 단독 장정희 판사는 18일 공갈미수 혐의로 구속 기소된 김모(54)씨에 대한 선고 공판에서 "지렁이가 어떻게 '그 자리'에 있을 수 있었는지 지금으로서는 밝힐 수 없다"며 물음표를 찍었다.

장 판사는 "피고인과 당시 문제의 빵을 먹었던 인부 송모(38)씨가 (빵에서 지렁이가 발견된 이유를) 알고 있을 수도 있고 정확히 알기 어려웠을 수도 있다"고 말해 업무방해 혐의를 적용할 수 있는 '자작극 의혹'은 해소되지 않았음을 내비쳤다.

경찰과 단팥빵 제조사인 A사도 '제조 과정에서 들어갈 수는 없다'는 결론만 내렸을 뿐이다. 더구나 김씨의 변호인 측은 "제조 과정이 아니라 유통이나 포장 과정에서 들어갔을 가능성은 충분히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궁금증 해소의 열쇠를 쥐고 있는 김씨는 굳게 입을 닫았다. 그는 이날 선고를 받은 뒤 기자와 만나 "2개월 가까이 구치소에 갇혀 지내면서 깊이 반성했다"고만 말했을 뿐, 자작극 여부를 묻는 질문에는 "더 이상 언급하고 싶지 않다"며 자리를 피했다.

사건의 또 다른 쟁점인 금품 요구 부분도 마찬가지다.

장 판사는 "피고인은 장난삼아 금품을 요구했다고 하지만 다급한 피해자(A사)에게 5천만 원이라는 거액을 요구한 것 자체가 공갈에 해당한다"며 당시 김 씨가 먼저 A사 측에 금품을 요구했던 것으로 결론지었다.

비록 A사 측이 재판 과정에서 "당시 김 씨에게 '500만원을 주겠다'고 제안했다"고 진술했지만 선후 관계를 따질 때 김 씨가 먼저 5천만 원을 요구하고, 끈질긴 협박에 못이긴 A사 측이 '울며 겨자먹기'로 500만 원을 제시했다는 게 법원의 판단이다.

그러나 회사 이미지에 치명타를 날릴 수 있는 식품 이물질 사고에 있어서 어떻게든 언론 보도로 사건이 알려지는 것을 막으려고 할 수밖에 없는 게 제조사의 속성인 점을 감안하면 A사가 먼저 금품을 제안했을 것이라고 변호인 측은 맞섰다.

아울러 변호인 측은 "송 씨가 갑자기 진술을 번복한 과정에는 분명히 A사 측의 '회유'가 작용했을 것으로 본다"며 "비록 형 집행은 유예됐지만 김 씨의 무고함은 증명되지 못했다"고 말해 항소 여부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