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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몸을 바꾸려면 "저지르고 생각하라"

입력 : 2008.07.15 17:17|수정 : 2008.07.15 17:17

[유태우 박사의 내 몸 바꾸기②]수면, 휴식, 식사, 운동, 삶의 균형 맞추기 등 5가지 '내 몸 바꾸기 프로젝트'


"저지르고 생각하라"

<누구나 10kg 뺄 수 있다>의 저자 유태우 박사는 SBS<백세 건강 스페셜> 14일 방송에서 '내 몸 바꾸기'의 실천을 이같이 강조했다.

유 박사는 "질병은 약으로 치료할 수 없다"며 "몸을 바꿔야만 얻을 수 있는 것"이라고 단언했다.

무엇을, 어떻게 '저질러야' 몸을 바꾸고 질병을 고칠 수 있는 것일까. 유태우 박사는 5가지 방법을 제안했다.

■능동적 휴식과 수면법

능동적 휴식법의 핵심은 '무념무상'이다. 즉, 직장과 집이 아닌 곳에서 눈으로 보는 것(TV, 인터넷, 휴대폰, 신문, 책 등)을 일체 하지 않고, 약 30분 간 아무 생각 없이 몸을 쉬게 하는 것이다.

처음에는 워낙 '생각하는 습관'에 젖어 있어서 가만히 앉아있다보면 많은 생각을 할 수 있다. 이럴 때는 '하무 생각도 하지 말자'는 생각을 하면 좋다. 이 때 걷거나 움직이거나 자면 안된다.

연습이 되면 언제 어디서든 더 짧은 시간에 휴식을 취할 수 있다.

잠이 안 오거나 뒤척일 때 나쁜 수면 방법을 취하는 사람들이 있다. 즉, 술 한 잔을 마시고 자거나 몸을 고단하게 해서 자는 경우다. 이러한 습관은 2주간의 '능동적 수면' 훈련을 통해 바꿀 수 있다.

능동적 수면법은  ▲적게 자도 된다 ▲잠을 자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일정 시간에 일어나기 ▲잠이 올 때만 잠 청하기 등의 사항이 핵심이다.

수면은 내 머리에서 하는 작용이 아니라 수면 중추의 작용이다. 예컨대, 아이들을 보면 놀다가도 갑자기 쓰러져 깊은 잠을 자는 반면 어른들은 자려고 애를 쓴다. 근본적인 원인은 어른들의 대뇌가 강해져서 수면 중추에 명령, 즉 간섭을 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가장 좋은 수면법은 자신이 원래 갖고 있던 수면 기능을 되살리는 것이다. 처음에는 머리로는 잠을 자지 않으려고 노력하고 잠이 오면 침대에 가서 눕는 연습을 한다. 누워서 잠을 자려고 노력하지 말고, 잠을 안 자겠다고 노력해야 한다. 5분 내 잠이 안오면 다시 일어난다. 대충 20-30분 있다가 자는 경우도 있는데 이 연습을 하는 동안에는 중간에 깨면 다시 잠을 자지 말고, 필요한 일들을 한다. 이렇게 새벽에 일어나다 보면 (새벽)2시에 기상하던 사람이 3시로, 다시 4시로 점점 늦춰지면서 정상적으로 잠을 자고 깰 수 있게 된다.

이는 자기 원래 수면 기능을 되살리는 연습이다. 산에 처음 올라갈 때 힘이 든 것처럼 몸을 바꾸는 일도 처음에는 힘들다. 다시 강조하면, 수면에 대해서는 내가 (잠을 자려고) 노력하지 말고, 반대로 (잠을 안 자려고)해야 한다.

■민감한 몸을 둔감하게 해라

민감한 몸이란 ▲기능적 질환이 있는 사람 ▲쉽게 참지 못하고 열 잘 받는 사람 ▲기다리지 못하는 사람 ▲완벽한 사람 ▲지저분한 것을 못 참는 사람 ▲혈압만 재려고 해도 혈압이 오르는 사람 ▲질병을 겁내는 사람 ▲내 몸이 내 마음대로 안 되는 사람 등을 말한다.

예를 들어, 별 일을 안 해도 몸이 유난히 피로한 사람이 있다. 이는, 둔감한 사람이 팔을 뻗는데 1이라는 에너지를 쓴다면, 민감한 사람은 10이라는 에너지를 쓰기 때문이다.

민감한 몸을 둔감하게 하는 방법은 '참지 않는 연습'이다. 화를 잘 내는 사람이라면 화를 일부러 내는 것이다. 성격을 바꾸라는 뜻이 아니라 민감한 현상을 없애는 연습을 하라는 뜻이다.

이러한 연습이 변화로 이어지는 기간은 약 1개월에서 3개월 정도다.

■반식(半食) 능력 키우기

한국인의 고령화보다 빠른 속도로 증가하는 현상이 한국인의 비만화다. 지난 10년 동안 한국인의 비만 인구는 2배가 늘었는데, 암 환자도 함께 늘었다. 비만이 위험한 이유는 바로 이 때문이다.

대장암, 유방암, 갑상선암, 신장암, 전립선암은 비만이 원인이 돼 발생하는 암이다. 

비만을 예방하려면 체중을 빼라고 스스로를 채찍질하지말고 내음식을 절제하는 능력을 키우면 된다.

'반식'은 다이어트가 아니라 위를 줄여가는 연습이다. 드시고 싶은 것을 다 먹되, 반 만 먹는다. 비만이 되기 쉬운 이유 중 하나가 먹고난 뒤 자신이 먹은 것을 잊는 현상이다. 이럴 경우 본인이 먹은 양과 실제로 섭취한 양에 차이가 난다.

반식 연습은 다음과 같이 시도해 보는 것이 좋다. 처음 1-2개월은 반식을 하면서 물을 6컵 더 마신다. 운동은 안 하거나 가볍게만 한다.

반식이 저절로 되는 나중 1-2개월 동안은 가벼우면서 숨찬운동, 상체 근력운동을 한다. 또 칼슘우유와 섬유질 10g을 보충한다.

이렇게 반식이 습관화되면 차나 커피 등의 음료 대신 물 섭취만 허용한다. 사람은 물에 다른 물질이 섞여있는 음료를 마시게 되면 먹을 거리를 찾게 된다.

반식의 효과는 자신의 몸에서 일어나는 현상과 주변 사람들의 반응을 점검해보면 알 수 있다. 처음 반식을 하게 되면 3일쯤 됐을 때 어지럼증이 오게 된다. 원래 먹던 양대로 달라고 몸이 괴롭히기 때문이다.

이 상태로 10일 정도를 견디게 되면, 몸이 서서히 포기하면서 체내의 지방을 연소하기 시작한다. 이후에는 힘이 좀 없거나 수척해보일 수 있는데 반식을 제대로 했다는 증거다. 이러한 과정이 다소 고통스럽지만 과정일 뿐임을 염두에 둬야 한다.

반식을 하면서 지켜야 할 세 가지 규칙이 있다. 바로 천천히 먹기, 싱겁게 먹기, 국물 안 먹기 등이다.

빨리 먹는 습관은 배를 만족시키기 위한 것이지만, 천천히 식사하는 습관은 입을 만족시키는 행위다. 때문에 첫 숟가락을 뜰 때부터 마지막 숟가락을 뜰 때까지 30분의 시간을 두는 것이 좋다. 숟가락 젓가락을 동시에 들지 말고, 번갈아 가면서 음식을 섭취하는 연습도 도움이 된다.

또 싱겁게 먹기도 연습하면 습관화 된다. 하루 소금 섭취 권장량이 5g 미만인데, 한국인들은 평균 12g을 섭취한다. 2주 정도 소금, 간장, 된장, 고추장을 빼고 음식을 먹게 되면 입맛이 바뀌어 이전에 먹던 대로 먹으면 오히려 몸이 거부하게 된다.

국물은 젓가락으로 먹는 연습을 한다. 대부분 국물의 주 성분은 소금과 기름이다. 비만을 해결하는데 금해야할 음식 두 가지가 모두 국물에 들어있다. 국물을 정 마시고 싶다면 차라리 물을 마시도록 권한다.

     

■운동하기

40대를 넘으면 운동은 필수다. 이 때 운동은 꼭 '체중을 싣지 않고 하는 운동'을 권한다. 물 속에서 할 수 있는 가벼운 운동이나 자전거 타기(운동기구는 제외), 트렘플린 등은 척추나 관절에 무리가 가지 않으면서도 운동 효과를 충분히 볼 수 있다. 체중을 싣지 않는 운동은 일주일에 세 번 정도 하고, 나머지 4일 동안 하고 싶은 운동을 적당히 곁들인다.

■일과 삶의 균형 맞추기

최근 남성들을 지배하는 가치관 중 하나가 "열심히 일하고 일찍 은퇴하기'다. 그런데 은퇴를 한 사람들이 오히려 우울증을 앓는 등 건강을 잃는 경우가 많다. 현재, 국내에서 은퇴한 남성들의 자살률이 매우 높고,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때문에 '즐겁게 일하고 은퇴하지 말 것'을 제안한다. 한 직장에 목숨을 걸지 말고, 은퇴해도 다른 일을 할 수 있는 준비를 미리 해두는 것이 좋다. 다시 말해 지금 하는 일에서 균형을 잡아 은퇴 후를 준비한다.

여성들의 경우는 '가족이 곧 나다'라는 가치관이 자리잡고 있다. 남성들이 일에 모든 것을 걸듯, 여성들은 가족에 헌신한다. 하지만 지나치게 가족에게 헌신하다보면 결국 '나'를 잃고 만다. 그리고 병을 불러일으킨다.

남성, 여성 모두 평소 일과 가족, 나  세 가지의 균형을 적절히 맞추어야 한다. 즉, '일과 삶의 균형'이다.

남성은 10이라는 수치를 기준으로 일 6, 가족 2, 나 2로 균형을 맞추길 제안한다. 또 여성은 일 2, 가족 6, 나 2 정도로 균형 있는 삶을 만들어나가도록 권한다.

가장 핵심적인 가치는 '나' 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건강한 삶이란

4대 발암 물질을 꼽으라면 '술, 담배, 비만, 소금'이라 할 수 있다. 술은 간암, 식도암, 인후암, 유방암 등의 원인이 된다. 최근 여성 유방암 환자가 느는 이유도 술과 비만 때문이다.

앞서 설명한 '내 몸 바꾸기'의 5가지 방법을 실천하면 여러가지 질환이 완치될 수 있는데 정확하게 완치의 기준을 설명하면 다음과 같다. ▲혈압 120/80 전후 (약 안 먹고) ▲ 혈당 100 미만, 당화혈색소 6미만 (지혈당 증세가 약간 생길 정도) ▲ 콜레스테롤 남자 < 240mg%, 여자 < 260mg% (심장병, 다른 만성 질환 있으면 더 낮게)

또 내 몸 바꾸기를 하다보면 근골격계가 좋아지고, 정상 체중을 유지할 수 있다. 참고로 정상 체중은 신장(키)에 의해 정해진다. 나이드신 분들이 '나잇살'이라고 해서 간과하고 자칫 포기할 수 있는데 사실 '나잇살'은 없다. 활동을 안 하니까 살이 찌는 것이다.

정상 체중인지 점검하려면, 한국 남자들의 경우 흔히 '보기 좋은 정도'는 비만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여성은 외모라는 게 있어서 일반적으로 알려진 정상 체중에서 5kg을 빼야 한다. 여성이 '늘씬해보인다'라고 하면 저체중이라고 봐야한다. 저체중이라고해도 살 찐 곳이 느껴지는 경우가 있는데 이럴 때는 체형을 바꿔야 한다. 즉 지방의 재분포가 이뤄져야 한다.

최근, 노인들 사이에서 '9988234(구십구세까지 팔팔하게 살다가 이틀 아프고 삼일째 사망)'라는 말이 덕담처럼 회자되고 있다. 알고보면 '9988234'는 덕담이 아니라 과학이다. 사람은 보통 45세부터 노화가 이루어진다. 건강하게 살다보면 사망하기 직전, 과학적으로 말하면 '질병의 압축'이 일어나는 것이다.

다시 말해, 질병 없이 건강하게 장수하다가 사망 직전에 이르러 여러가지 질병을 한꺼번에 앓는 상태가 바로 '9988234'다.

※유태우 박사는

서울대 의대 및 동대학원 졸업
의학박사
미국 Minnesota대 가정의학과 교환 교수
미국 Case Western Reverse대 가정의학과 전문의
서울대 가정의학과 과장 및 건강증진센터 책임교수 역임
저서 <누구나 10kg 뺄 수 있다> ,<내 몸 개혁 6개월 프로젝트> ,<내 몸 사용 설명서 (편저)> 외

(SBS 인터넷뉴스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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