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I, 방송콘텐츠 포맷 비즈니스 주제 세미나
디지털 시대를 맞아 끝없이 생겨나는 다매체 다채널 속에서 방송 프로그램이 살아남으려면 독창적인 '프로그램 포맷' 개발에 적극 나서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배진아 공주대 영상학과 교수는 한국방송영상산업진흥원(KBI) 주최로 15일 목동 방송회관에서 열린 '국내 포맷 비즈니스의 현황과 발전방향'에 관한 세미나에서 "새로운 미디어에 적합한 새로운 포맷의 개발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며 이 같이 주장했다.
배 교수는 "방송과 통신의 융합 등에 따른 다양한 플랫폼의 등장으로 콘텐츠 수요가 폭증하는 등 미디어 기업의 수입기반이 다각화하고 있다"면서 "프로그램 자체보다 포맷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만큼 기존 프로그램의 포맷화 등을 통해 아시아에 한정된 방송수출을 세계로 확산할 경우 포맷 사업의 전망은 밝다"고 말했다.
새로운 한류상품으로까지 떠오르고 있는 '프로그램 포맷'은 방송프로그램이 갖추고 있는 일정한 형식이나 구성을 뜻하는 용어이며, 다른 프로그램과 구별할 수 있을 정도의 '프로그램 계획'을 일컫는 것이기도 하다. 이는 단순히 프로그램을 어떻게 제작할 것인가에 대한 콘셉트나 아이디어를 넘어서 독특함과 고유성을 갖고 있기 때문에 저작권의 보호를 받는 거래의 대상이다.
그런 점에서 방송 프로그램 개편 때마다 불거져 나오는 모방과 표절 논란 등은 색다른 포맷을 찾기 위한 방송PD들의 치열한 경쟁을 반증하는 것이기도 하다.
배 교수는 "국내 오락 프로그램에서 일본 프로그램을 모방하는 관행이 공공연하게 있어 왔다"면서 "그러나 이 같은 비공식적 모방관행은 최근 들어 저작권에 대한 인식이 바뀌면서 포맷 거래라는 공식 절차로 변화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는 "해외에서는 일찌감치 프로그램 포맷 거래의 산업적 가치를 인식하고 경쟁력 있는 포맷 개발에 노력을 기울여 왔다"면서 "영국의 BBC는 프로그램 포맷 개발을 전담하는 부서를 만들어 유아 프로그램 '텔레토비' 등을 전 세계에 판매했으며, 이에 힘입어 세계 제일의 포맷 수출국이 된 영국은 전 세계에 유통, 편성되는 포맷 중에서 31%의 저작권을 갖고 있다"고 덧붙였다.
배 교수에 따르면, 1990년대 이후 세계적으로 프로그램 포맷 거래가 지속적으로 증가해 2002년에 전 세계적으로 365개, 2004년에 492개의 포맷이 거래됐다. 시장규모는 2005-2006년 기준으로 3조7천500억원에 이르며, 이 가운데 네덜란드 엔데몰(Endemol) 엔터테민먼트의 매출이 약 1조7천억원으로 전체 시장의 45% 정도를 차지하고 있다.
국내 방송사들이 해외에서 수입한 프로그램 포맷으로는 일본 TBS에서 구매한 MBC TV '일요일일요일밤에'의 한 코너였던 '브레인 서바이버'를 비롯해 SBS TV '특명 아빠의 도전'과 '솔로몬의 선택', KBS 2TV의 '1대 100' 등을 꼽을 수 있다.
수출은 적극적이지 않은 편이지만 한류의 영향으로 KBS의 '도전! 골든벨'이 2003년 중국 CCTV, 2006년 베트남 VTV에 판매됐다. 또 MBC '일요일일요일밤에'의 '러브하우스' 코너가 2004년 중국 CCTV에, SBS '진실게임'이 2006년 인도네시아 TPI에 판매된 바 있다.
배 교수는 "프로그램 포맷 거래의 확산은 아이디어 개발 과정에 대한 해외 의존도를 높여 국내 제작 프로그램의 창의력에 부정적 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프로그램 포맷의 수출과 수입의 불균형 ▲공식적인 포맷 시장이 형성되지 않은 점 ▲포맷 개발과 유통 분야의 전문인력 부재 등을 개선할 문제점으로 꼽았다.
이날 세미나에서 홍원식 SBS 편성책임연구원은 '포맷 비즈니스 발전 방향과 정책적 과제'라는 발제를 통해 "드라마를 제외한 장르에서 포맷이 판매될 수 있는 독창성이 부족한 것이 국내 방송산업의 현실"이라면서 "포맷 산업을 진흥시키려면 독창적 포맷 개발을 저해하는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는 기초연구를 비롯해 전문유통기업과 전문인력 육성, 뉴미디어 융합형 포맷 개발 지원, 저작권 보호 등 정책적 뒷받침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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