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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온에어-충칭③]충칭에서의 첫 방송사고가 되어버린 마지막 방송

입력 : 2008.07.14 15:31|수정 : 2008.09.02 12:40


'손범규 아나운서의 1만km의 대장정, 중국 5개 도시 현지 생방송의 생생한 제작 현장기록' - SBS 출발! 모닝와이드의 2008 베이징 올림픽 특집 기획 '13억 중국을 움직이는 힘' (7월 9일~8월 1일 방송) 을 통해 1만km의 대장정을 시작한 손범규 아나운서가 중국 현지 방송제작 현장의 생생한 기록을 전해 드립니다.

작은 사고(?)가 있긴했지만 충칭에서의 이틀 방송은 무난했습니다.

그리고 마지막 아침 방송.

기술팀이 전날 밤 늦게까지 고생해서인지 방송이 잘 끝났습니다. 모두가 만족할 만한 내용으로 사고없이 방송이 나갔습니다. 그래서인가요? 모두의 표정이 밝습니다.

이제 충칭에서의 방송은 투데이 한번만 남았습니다.

그런데 오후 2시쯤 되니 갑자기 하늘이 어두워지더군요. 바람도 세차게 불기 시작했습니다. 그런가보다하며 호텔을 떠난 저희는 곧 갑자기 공포에 빠졌습니다.

비와 바람, 천둥과 번개...

'이래서 중국이구나'... 결국 마지막 방송은 포기하고...

충칭은 갑자기 다른 얼굴을 보여주기 시작했습니다.
 
사진에서 많이 못 느끼시겠지만...한 시간 동안 평상시에 경험하기 어려운 비와 바람과 천둥, 번개를 만났습니다.

다들 '이래서 중국이구나'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예측이 어렵고 땅이 넓고 인구가 많은 만큼 수많은 상황이 발생할 수 있는 곳, 그 곳이 중국이였습니다.

방송 한 시간 전까지 버티던 저희는 어쩔수없이 방송을 포기했습니다. 세계최초로 인터넷HD생방송을 하고 있지만 자연의 위력을 이겨낼 수는 없었던거죠. 모든 장비가 비에 완전히 젖었고, 사람도 장비도 지쳤습니다. 거기에 감전같은 안전사고의 위험도 있으니까요....

그런데 그렇게 무섭게 내리던 비가, 불던 바람이, 천둥, 번개가 두시간만에 모두 사라졌습니다. 역시 거짓말같은 현실이더군요. 사진이 없다면 방송을 못 한 이유를 설명하기 어려울 것 같습니다. 저희는 장비를 철수하며 충칭에서의 투데이생방송을 못 한 아쉬움을 사진촬영으로 달랬습니다.

         

그렇게 충칭에서의 방송3일은 지나갔습니다.

돌이켜보니 중국의 3대화로라는 충칭은 제가 처음 경험하는 40도 가까운 무더위와 자연현상의 위력, 생방송만이 갖는 묘미. 국내에서의 방송보다 저조한 시청률^^, 가난하지만 마음 따뜻하고 행복해보이는 충칭사람들의 느리면서도 욕심없는 인생에 대한 느낌 등 4일간의 짧은 일정에 비해 많은 것을 제게 주었습니다.

그 마음, 이 느낌. 잊지 말아야겠습니다.

그럼, 상해소식으로 다시 뵙겠습니다.

(중국 충칭= SBS손범규 아나운서 / 편집=인터넷뉴스부)

<중국 5대 도시를 잇는 손범규 아나운서의 베이징 올림픽 1만km의 대장정기는 계속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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