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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마저 등돌릴라…한나라당 '부글부글…끙끙'

입력 : 2008.07.13 16:04|수정 : 2008.07.13 16:04


한나라당은 13일 금강산 관광객 총격 피살 사건에 대해 "책임자를 처벌하라"고 북한에 대한 압박 수위를 한층 높였다.

당은 이날 총리공관에서 당.정.청 지도부가 참석한 긴급 간담회를 갖고, 국회에서 통일부, 현대아산측과 긴급 협의를 잇따라 가진 뒤 "너무 많은 의혹 사항이 있는 북측의 분명한 과잉대응 사건"으로 규정하며 북측 관련자 처벌을 요구했다.

조윤선 대변인은 논평에서 "북한이 책임을 전가시키는 억지 태도를 보이고 있다"면서 "민간인 관광객을 상대로 총격을 가한 것은 명백한 과잉 대응이며, 있을 수도 있어서도 안되는 일"이라고 비난했다.

조 대변인은 "북한은 즉각적인 진상 조사에 협조하고, 단순한 유감 표명이 아닌 진솔한 사과를 해야 한다"면서 "정부도 무엇과도 바꿀 수 없이 소중한 국민의 생명과 관련된 엄중한 사건인 만큼 냉정하게 철저한 대응을 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한나라당은 이번 사건과는 별도로 남북대화가 단절되거나 남북관계가 필요 이상으로 경색되지 않아야 한다는 기조도 정리했다. 또 당국자간 대화 채널 복구가 시급하다는 점도 지적했다.

임태희 정책위의장은 "지난해 대선 이후 북한의 대남 당직자들의 90% 이상이 바뀌었다고 한다"면서 "저쪽이나 여기나 다들 사람이 바뀌어서 마땅한 대화 채널도 별로 없는 것 같다"고 원만한 해결까지 시간이 걸릴 것으로 전망했다.

당내에서는 청와대 참모진의 대응 미숙에 대한 불만도 가득 엿보였다.

핵심 당직자는 "사건 발생 보고를 받았으면, 남북대화를 촉구하는 개원 연설 당시 피살에 대한 유감만 표시했어도 됐던 것 아니냐"고 말했다.

이날 당정협의에서도 늑장보고 등에 대한 당의 문제 제기와 개선 요구가 있었다.

황진하 제2정책조정위원장은 "앞으로 확실한 조사를 통해서 개선돼야 할 문제"라면서 "당정청 협의하에 강력한 위기관리 대응 체계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당내 일부에서는 사건 대처 과정의 정부와 청와대의 위기관리 대응 능력 등을 지적하며 보수 진영마저 정부 여당에 등을 돌릴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고위 관계자는 "보수 진영에서는 더 세게 나가야 한다는 거고, 반대쪽에서는 정부의 남북관계 정책 잘못이 드러났다고 주장하는 상황"이라면서 "답답하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한나라당은 자유선진당이 요구하는 국정조사에 대해서도 가능성을 완전 닫지는 않았다.

다만 아직은 진상조사가 우선이라는 입장이다. 원내 핵심 당직자는 "남북관계가 경색되지 않고 대화가 단절되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 당의 기본적인 스탠스"라면서 "남북관계가 경색되지 않고 대화가 단절되지 않는 선에서 국정조사를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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