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산 관광에 나섰던 남측 박왕자씨(53.여)가 11일 오전 북한군 초병의 총격을 받아 숨지는 초유의 사건이 발생했다.
북측이 금강산 관광 사업자인 현대아산에 통보한 내용과 현대아산, 통일부의 설명을 종합해 사건 당시 상황을 재구성해 본다.
『숨진 박씨는 11일 오전 4시30분께 금강산 숙소인 비치호텔을 나서 호텔 인근 해수욕장 주변을 산책하던 중 관광객 통제구역을 지나 북측 군경계지역에 들어갔다.
오전 5시께 박씨를 발견한 북측 초병은 '정지'할 것을 요구했으나 박씨가 이에 응하지 않고 달아나자 총격을 가했다는 것이 북측의 설명이다. 박씨는 등 뒤에서 날아온 총탄에 맞아 숨졌다.
금광산 북측 담당인 명승지개발지도국은 이날 오전 9시20분께 현대아산에 이번 사건을 통보하고 '현장을 확인하고 시신을 인수했으면 좋겠다'는 연락을 했고 현대아산측은 직원과 금강산병원장을 보내 현장을 확인하고 시신을 수습했다.
박씨의 시신은 오후 1시께 남북 출입국사무소를 통해 속초로 옮겨져 속초병원 영안실에 안치됐다.
통일부는 앞서 11시30분께 현대아산측으로부터 사건에 대해 연락을 받고 관계 기관에 이러한 상황을 통보한 뒤 통일부 차관을 단장으로 하는 관계부처 합동 대책반을 구성했다.
청와대에는 이날 낮 이명박 대통령의 국회 개원연설 직전인 오후 1시30분에서 1시50분 사이에 보고된 것으로 알려졌다.
사건은 오후 3시께 언론을 통해 알려졌고 통일부는 한 시간 뒤인 오후 4시께 기자회견을 열고 북측이 현대아산에 통보한 사건경위를 설명하고 앞으로 진상규명과 대책 마련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또 12일부터 사건 진상이 규명될 때까지 금강산 관광을 잠정 중단한다고 밝혔고 현대아산은 금강산에 체류 중인 남측 관광객 1천300여명 가운데 일부가 이날 오후 5시께 내려오고 12일 오전부터 순차적으로 조속히 귀환시킬 방침이라고 전했다.
정부는 이번 사건과 관련 이날 오후 6시 현재까지 북측으로부터 어떠한 공식적 경위 설명이나 입장을 전달받지 못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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