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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균호 출범, 누가 밀려나고 누가 힘받을까

입력 : 2008.07.06 18:51


제1야당의 새 항로를 개척할 정세균호(號)가 닻을 올렸다.

대선과 총선을 거치며 무너진 지지기반을 일으키고 '강한 대안야당'의 밑그림을 그려나갈 민주당의 새 수장으로 정세균 후보가 당심의 낙점을 받은 것이다.

정세균 체제의 출범은 현 시점에서 '변화'보다는 '화합'을 원하는 당심의 현주소를 확인했다는 의미를 갖고 있다.

'개혁' 카리스마와 대중성을 갖춘 추미애 후보가 '민심'에서는 앞서지만 적어도 지금은 내부를 추스르는 게 더 시급하다는 바닥 정서가 정 후보의 손을 들어준 것으로 보인다.

참여정부 시절의 거여(巨與)인 열린우리당이 노선갈등과 분열로 자멸의 길을 걸었던 데 따른 '반사적 대응'이 크게 작용했다는 시각도 나온다.

그러나 당심의 무게가 '화합'에만 실린 것은 아니다. '변화'의 키워드를 내세운 추 후보가 조직력의 열세에도 불구하고 선전한 것은 이대로는 안된다는 당내 상황인식이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변화를 하되, 당내 화합이 전제돼야 한다는 게 당심의 최종 메시지라는 해석이다.

정세균호의 출범에 따라 당 운영기조와 세력판도에는 일대 변화가 예고되고 있다. 일단 '강한 리더십'의 출현이 예상된다. 여당에서 야당으로 신분이 바뀐 이후 처음으로 경선을 거쳐 탄생한 지도부여서 과도기 관리형인 손학규 체제와는 질적으로 다른 구심력을 보일 것으로 점쳐진다.

당 운영의 핵심 키워드는 '준비된 수권정당'이 될 전망이다. 무능과 혼선의 열린우리당이나 투쟁일변도의 과거 야당상에서 벗어나 민생현안에 대응하는 대안정책 기능을 살리고 '1만 인재 양성'을 통해 풍부한 인적 네트워크를 갖춘 대안정당의 면모를 구축한다는 구상이다. 짧게는 2010년 지방선거에 대비하는 포석이지만 길게는 2012년 대선까지 내다보는 재집권 프로젝트의 의미를 갖는다.

'힘의 질서'에도 새판짜기가 예상된다. 열린우리당을 균점해온 정동영·김근태계와 대통합민주신당의 주류였던 손학규계가 퇴조하고 386 중심의 정세균계와 구민주계가 당의 전면에 포진할 전망이다.

그러나 안팎의 환경이 녹록치 않은 탓에 정 대표의 어깨에 놓인 짐이 자못 무거워보인다.

당장 과거 열린우리당의 이미지를 씻어내고 당의 면모를 '쇄신'하는 것이 과제다. 정 대표는 통합정당의 전신인 열린우리당의 마지막 의장을 지낸 뒤 11개월만의 당 대표로 컴백한 만큼 국민에게 새 이미지로 다가서기가 쉽지 않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는 야권에 유리할 수 밖에 없는 '촛불정국' 속에서도 10%대에 머물고 있는 당 지지율의 극복과도 직결된다. 낮은 지지율이 이어질 경우 자칫 정세균 체제의 태생적 한계가 거론되며 잠복했던 당내 노선투쟁이 불거질 공산도 있다.

'통합의 완성'도 숙제다. 2월 통합이후 대통합민주신당계와 구 민주당계는 '한지붕 두가족' 식의 갈등과 반목을 거듭하고 있어 `화학적 결합'을 이뤄내는 게 급선무다. 정 대표측은 당장의 내부 구조조정과 인사에서 `계파 안분'을 시도할 가능성이 있지만 이해조정이 순탄치 않아 보인다.

국회 등원논의는 정 대표의 정국대응 능력과 대여공세 기조를 가늠해보는 첫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등원 해법의 방향을 잘못 잡을 경우 정세균호는 시작부터 거센 풍랑에 휩싸일 수 있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