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7일 실시된 짐바브웨 대통령선거 결선투표 과정에서 선거 부정이 저질러졌음을 입증하는 동영상이 5일 영국 일간지 가디언의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됐다.
짐바브웨에서 교도관으로 일하던 셰퍼드 유다(36)가 가디언이 제공한 카메라로 결선투표 직전 6일간의 상황을 담은 10분38초 분량의 이 동영상은 그간 피상적으로만 알려졌던 짐바브웨 부정선거의 실상을 생생히 증언하고 있다는 점에서 관심을 끌기에 충분했다.
유다의 몰래 카메라에는 유다를 비롯한 교도관들이 부재자 투표를 하면서 참전용사 출신 감독관이 지켜보는 가운데 로버트 무가베 대통령에게 기표하는 장면이 고스란히 담겼다.
유다는 감독관 앞에서 무가베에게 표를 찍을 수밖에 없었던 당시 상황을 설명하면서 "내 인생에 있어서 가장 힘들었던 순간"이라고 술회했다.
이 동영상에는 또 교도관들을 강당에 모아놓고 여당인 짐바브웨아프리카민족연맹-민주전선(ZANU-PF) 지지를 강요하는 장면과 함께 무가베 지지자들이 저지른 납치.감금 등 선거폭력 실태를 증언하는 동료 교도관들의 육성도 담겨있다.
새끼 손가락에 펜으로 색 칠을 하던 한 여성은 이유를 묻는 유다의 질문에 무가베 대통령이 선거에서 질 경우 투표를 하지 않은 사람들을 죽일 거라고 해서 자주색 칠을 하는 것이라고 답하고 있다.
특히 텐다이 비티 민주변화동맹(MDC) 사무총장이 법정에 출두하기에 앞서 발에 찬 족쇄를 푸는 장면도 카메라에 포착됐다. 반역죄로 체포됐던 비티 사무총장은 결선투표 직전 보석으로 풀려났으나 재판 결과에 따라 사형을 당할 수도 있는 처지에 놓여 있다.
유다는 이 같은 선거 부정 실상을 카메라에 담은 뒤 가족들을 데리고 짐바브웨를 탈출, 새로운 삶을 시작했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그는 "(짐바브웨를 떠나기로 한 것은) 고통스런 결정이었지만 후회는 하지 않는다"면서 "이제 감옥에서, 거리에서, 그리고 나의 가족중에서 죽은 사람을 보지 않고도 살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요하네스버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