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세계적인 지도자가 돼 처음으로 고향인 충북 음성군 원남면 상당1리 행치마을을 방문한 반기문 총장에게 전달된 고향의 선물은 의외로 조촐했다.
이날 환영식에서 박수광 음성군수가 고향의 마음을 담은 선물이라고 내놓은 것은 10페이지에 20여장의 사진을 담아 국화 문양이 새겨진 비단으로 싼 A3 크기의 사진첩과 수박 한 덩어리 뿐이었다.
선물이 소개되자 값이 비싸고 귀한 선물이 나올 것으로 기대했던 환영객 사이에서는 다소 의외라는 의미의 웃음이 터지기도 했지만 반 총장에게는 고향의 맛과 추억을 간직할 수 있는 뜻깊은 선물이었다.
이 사진첩에서 단연 눈길을 끄는 것은 반 총장 4촌 형 2명이 반 총장 생가 뜰과 마루에 앉아 4-5세 된 5촌 조카를 안고 있는 장면, 조카가 동생을 안고 뜰에 앉아 있는 30여년 전 빛바랜 흑백사진 2장과 생가 옛 모습을 복원한 합성사진 등이다.
이 사진에 등장하는 조카 은영(42)씨는 평소 반 총장이 가장 아꼈던 것으로 전해져 반 총장에게 무엇보다 값진 선물이 됐다.
반 총장의 4촌 형수인 권정순(62)씨는 "은영이는 사촌 형제들 중 첫 아기여서 도련님(반 총장)이 무척 귀여워 했다"며 "도련님이 고향에 올 때마다 항상 가장 먼저 은영이를 찾아 '우리 은영이 많이 컸구나'라며 좋아했다"고 말했다.
음성군은 반 총장의 고향방문 소식을 접한 뒤 의미 있는 선물을 고민하다 어린시절 추억과 고향 소식을 전할 수 있는 앨범을 만들기로 하고 종친들을 수소문, 반 총장이 고향을 떠난 뒤 반 총장 생가에서 살았던 권씨로부터 귀한 사진을 구했다.
또 고향 어른들의 증언을 종합해 생가와 비슷한 초가지붕 사진을 구하고 옛 사진의 뜰, 마루 등을 합성해 생가를 복원한 사진을 만들었다.
이 앨범에는 고향 마을 전경, 지난해와 올해 음성에서 열린 '반기문 전국 마라톤 대회', 반 총장이 지난 2006년 추석 때 고향을 방문해 주민들과 정겹게 대화를 나누는 사진 등도 담겨있다.
음성군 관계자는 "값비싼 물건보다 고향에서만 줄 수 있는 선물을 하는 것이 의미 있다고 생각해 조촐하지만 뜻이 있는 선물을 준비했는 데 반 총장이 기쁜 마음으로 받아줘 고맙다"며 "음성 최고 특산물인 '다올찬 수박'은 택배로 더 보내 줄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반 총장은 이날 광주 반씨 사당에 백송을 기념식수하고 '農者天下之大本(농자천하지대본)'이 쓰인 휘호에 서명, 고향주민들에게 선물했다.
(음성=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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