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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일파 땅' 모르고 샀다면 환수 못 한다? 논란

이승재

입력 : 2008.07.04 2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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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뉴스>

<앵커>

정부가 특별법까지 만들어서 친일파 후손들의 땅을 환수하고 있죠. 그런데 문제는 땅을 이미 팔아버린 경우입니다. 법원이 이런 경우는 '환수할 수 없다'는 판결을 내려서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이승재 기자입니다.

<기자>

일제 때 중추원 고문을 지낸, 친일파 고희경이 소유했던 6천7백여 평방미터 토지입니다.

고희경의 후손들은 재작년 8월, 이 땅을 한 종중에게 1억 5천만 원을 받고 팔았습니다.

그러나 정부는 종중의 소유권을 인정하지 않고 환수 조치했습니다.

친일 재산 환수 특별법이 시행된 이듬해에 거래가 이뤄졌다는 이유에서 입니다.

이에 종중 측은 국가를 상대로 소송을 냈습니다.

재판부는 원고가 친일파 재산인지 모르고 땅을 산 점이 인정되고, 국가가 이 땅을 귀속시킬 경우 선의의 제3자가 피해를 떠안게 된다며 종중 측의 손을 들어줬습니다.

[김정욱/서울행정법원 공보판사 : 특별법 시행 이후에 친일재산을 취득한 제3자는 보호될수 없다는 명확한 규정이 없는 이상 특별법을 그와 같이 확대해석하는 것은 잘못이라는 판결입니다.]

친일 반민족 행위자 재산 조사 위원회 측은 납득할 수 없다는 입장입니다.

[장완익/친일반민족재산조사위 사무처장 : 후손들이 악의적으로 혹은 제3자와 서로 짜고 처분하는 경우에도 위원회가 그것을 막을 수 있는 방법이 없기 때문에 크게 우려됩니다.]

위원회 측은 특별법 시행을 전후해 친일파 후손 열 명이 팔아넘긴 부동산이 127필지에 달한다며, 이번 판결대로면 이 땅 가운데 상당 부분은 환수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번 판결과는 달리 최근 의정부 지법에선 비슷한 사례에 대해, 국가가 환수할 수 있다는 정반대의 판결을 내려, 앞으로 있을 항소심과 대법원이 어떤 판결을 내릴 지 주목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