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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화 모녀 살해사건 수사 '문제는 없었나?'

입력 : 2008.07.02 15:12

초동수사 부실 흔적…뒤늦은 용의자 추적에 '아쉬움'


모녀가 실종 14일만에 싸늘한 주검으로 발견돼 안타까움을 준 '강화 모녀 납치.살해사건'의 경찰 수사에 문제점은 없었을까?

지금까지 확인된 사실들을 종합해 보면 그 대답은 '문제있다'다.

부실한 초동 수사의 흔적과 이로 인한 바람직하지 못한 결과가 곳곳에서 발견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 사건을 수사 중인 강화경찰서는 사건 초기 특정 종교에 빠져 헌금을 위해 1억원을 인출해 사라진, '자발적 잠적'과 돈을 목적으로 한 '납치' 등 크게 두 갈래의 수사 방향을 잡았다.

그리곤 곧 자발적 잠적으로 수사력을 모았다.

어머니 윤복희(47) 씨가 학교에서 시험을 치루던 딸 김선영(16) 양을 조퇴시켜 데리고 사라졌고 지난 4월 초 특정 종교로 개종한 점 등이 주요 판단 근거였다.

특히 실종 직전 돈을 인출하는 과정에서 자신의 검은색 무쏘 차량에 함께 타고 있던 20대 남자들로부터 '이모' 호칭을 받으며 자연스럽게 행동한 점은 '평소 (종교적으로) 잘 알고 지내는 사이였을 것'이라는 추정을 가능하게 해 자발적 잠적 판단에 무게를 더해 줬다.

경찰은 그러나 살해 가능성이 있는 납치에 대한 수사는 거의 접다시피하는 실수를 범했다.

지난달 18일 112신고 접수 2시간여 만에 "20-30대 남자 2명이 현금 1억원을 찾은 윤 씨와 함께 무쏘 차량을 타고 갔다"는 은행 직원의 진술을 확보해 '거액의 현금=범죄'라는 단순 등식이 성립하는 데도 상황전파는 물론 일제 검문검색조차 하지 곧바로 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수사본부가 신고 이틀 뒤인 20일에 설치된 점도 경찰의 이런 판단을 잘 뒷받침해 주고 있다.

경찰은 19일 낮 내가면 고천리의 한 빌라 주차장에서 무쏘 차량이 발견되고 차 안에서 혈흔 등이 수거되자 수사본부를 설치했다.

이에 대해 강화경찰서는 "18일 오전 11시21분께 모녀와 무쏘 차량을 전산 수배하고 외근 형사를 긴급배치했다"며 "윤 씨 모녀의 연락 두절 상태가 장기화해 이틀 뒤 수사본부를 설치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런 부실한 초동 수사는 결과적으로 허술한 현장 수색으로 이어졌다.

자발적 잠적 가능성을 높게 보는 마당에 대대적으로 수색할 이유가 별로 없었기 때문이다.

경찰은 18일 오후 늦게부터 수색을 시작했다.

기도원 등 종교 시설에 대한 탐문과 수색을 중심으로 윤 씨의 집인 송해면 하도리, 윤 씨의 휴대전화가 최종 발신된 뒤 꺼진 송해면 당산리 일대, 차량 발견지인 내가면 일대를 수색했다.

경찰은 계속된 수색에서 단서를 찾지 못하자 실종 1주일만인 지난달 24일 수색 범위를 강화 전 지역으로 넓혔다.

그러나 정작 딸의 휴대전화가 꺼진 하점면 창후리 일대는 수색하지 않았다.

이 역시 종교적 잠적에 무게를 두다 보니 딸의 행적에 대한 관심이 덜해 수색 순위가 뒤로 밀린 것이다.

창후리는 1일 이들 모녀의 시신이 발견된 지역이다.

잠적에 무게를 둔 초동수사의 허점이 대대적인 수색을 하면서도 결국 이들의 시신이 유기된 장소를 마지막에 수색한 꼴이 된 것이다.

초기부터 납치 쪽에 대한 수사에 좀 더 힘을 기울였다면 이들의 죽음을 막기까지는 어려웠다 하더라도 시신 발견을 앞당겨 용의자 압축 등 수사 속도가 빨라졌을 것이라는 지적이 경찰 내부에서 나오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수사본부 측은 "부검 결과가 나와봐야 알겠지만 모녀의 시신이 심하게 부패된 점으로 미뤄 납치 직후 살해된 것으로 보인다"며 "모녀의 휴대전화 최종 발신지에 대한 수색을 좀 더 치밀하게 했더라면 납치 쪽 수사를 강화해 일찌감치 용의자 추적에 나섰을 것"이라고 말했다.

(인천=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