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뉴스

뉴스 > 경제

고유가 시대 주유소 횡포…서민 '이중고'

입력 : 2008.07.02 09:08


천정부지로 치솟는 기름값 때문에 시름을 앓는 서민들이 잇속 챙기기에 급급한 일부 주유소들의 부당한 판매 행위로 이중 고통을 겪고 있다.

2일 대한주부클럽연합회 충북지회에 따르면 개인택시를 모는 강모(35)씨는 지난 5월 중순께 청주시내 한 주유소에 기름을 넣으러 갔다 황당한 경험을 했다.

하루가 다르게 뛰는 기름값 때문에 주로 싼 주유소만을 찾아다니며 주유를 해 온 강씨는 시내 한 도로를 운전하다 다른 곳보다 ℓ당 20~30원이나 싼 휘발유 가격판을 내놓은 주유소를 발견하고 망설임 없이 그 주유소에서 기름을 넣었다.

그러나 기름값을 지불한 뒤 받은 카드 영수증에는 강씨가 자주 드나들던 단골 주유소보다 더 비싼 가격이 찍혀 있었고 직원에게 이유를 따져 물은 강씨는 어이 없는 답변을 들었다.

주유소 직원이 밝힌 이유인즉, '기름 가격이 수시로 변해 그 때마다 매번 가격이 표시된 숫자판을 교체하기가 힘들다는 것'. 결국 싸게 기름을 넣으려다 오히려 손해를 본 꼴이 되고 말았다.

강씨는 "끝을 모르고 치솟는 기름값을 감당하지 못해 한 푼이라도 아끼려는 서민들의 마음을 주유소측이 이해할 수 있을는지 모르겠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또 청주시 가경동에 사는 박모(30)씨는 지난 5월 집 인근 주유소에서 ℓ당 999원하는 등유 15ℓ를 2만원에 구입한 뒤 다른 주유소에서 같은 가격으로 20ℓ를 샀다는 친구의 말을 듣고 소비자센터의 문을 두드렸다.

주유소마다 ℓ당 가격이 다르다는 점을 고려하더라도 구입한 등유량의 격차가 워낙 심해 주유소측이 보다 많은 이익을 남길 심산으로 계기판을 조작하는 게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들었기 때문이다.

주부클럽 충북지회 소비자정보센터에는 올해들어 이 같은 주유 관련 소비자 피해 사례가 매달 10여건 이상씩 접수되고 있다.

이 단체 관계자는 "작년까지 한 번도 없었던 주유소에 대한 소비자 민원이 올해 유난히 많이 들어오고 있다"며 "가격 허위 표시부터 주유량 속이기, 비품 유류에 의한 연료통 손상 등 그 종류도 다양하다"고 말했다.

주부클럽측은 그러나 소비자들이 눈치를 채지 못하거나 설사 알더라도 확실한 증거가 없어 신고를 망설일 뿐 고유가를 이용한 주유소의 편법 판매 행위는 이보다 훨씬 더 많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청주시는 이처럼 주유소에서의 소비자 피해 신고가 잇따르자 지난 한 달간 시내 123개 주유소에 대한 일제 점검을 실시하는 등 단속에 나섰다.

시 관계자는 "이미 사회적으로 큰 문제가 되고 있는 유사휘발유 판매 뿐만 아니라 가격 및 기계 조작 등 주유소의 각종 부당 판매 행위에 대한 단속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청주=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