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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양리포트] 흥행 성공한 북한 '냉각탑 폭파쇼'

안정식

입력 : 2008.07.01 0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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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지난주는 북한문제와 관련해서 상당히 일이 많았던 한 주였습니다.

북한이 핵신고서를 중국에 제출을 하고 영변 원자로의 냉각탑을 폭파를 했습니다.

미국은 테러지원국에서 북한을 해제 절차에 착수했는데요.

중요한 일들이 연달아서 이어지긴 했습니다만, 기대했던 것만큼 시각적으로 감흥을 주는 장면은 별로 없었던 것 같습니다.

핵신고서 제출하는 것이야 그냥 서류 봉투 하나 갖다주는 것이니까 그렇다고 하더라도 냉각탑 폭파 장면도요.

보시면, 저렇게 불과 몇 초만에 무너져 내리니까 '너무 허무하다' 내지는 '별거 아니네' 라는 생각이 드는 것도 사실입니다.

[김숙/6자회담 한국측 수석대표 : 22년동안 영변에 서 있던 영변 핵시설 냉각탑이 불과 몇 초만에 무너져 내리는 것 봤습니다. 북한은 핵신고와 함께 냉각탑 폭파라는 두 가지 중요한 의미를 가진 조치를 취했습니다.]

하지만 저와 같이 북한문제를 취재하는 기자들에게는 지난주가 매우 바쁜 한 주였는데요.

'여러가지 사건들이 이어졌다' 라는 측면도 있지만, 그것 보다는 그런 사건들이 정확히 언제 일어날 지 몰랐기 때문에 '마음이 더 바빴다' 라는 측면이 강한 것 같습니다.

이게 무슨 말인가 하면 '핵신고서 제출은 지난주 목요일, 그러니까 26일 냉각탑 폭파는 그 다음날인 27일날 이뤄질 것이다' 라는 정도는 사전에 알려져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걸 도대체 정확히 몇 시에 하는 지는 끝까지 알려지지 않았다는 겁니다.

북한이 시간을 공개하지 않았기 때문인데요.

이러다보니까 핵신고서를 제출하고 냉각탑이 폭파되던 지난주 목요일과 금요일에는 언제 어떤 일이 벌어질 지 몰라서, 기자들이 자리를 뜨지 못하고 밥도 못먹으러 가는 상황이 벌어졌다는 겁니다.

어차피 하기로 한 일인데 왜 이렇게 시간대를 끝까지 알려주지 않았을까, 참 이해가 안가는 부분이기도 한데요.

어찌보면 북한이 이번 사건의 효과를 최대한으로 얻기 위해서 언론플레이를 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이게 무슨 말이냐면, 어차피 핵신고와 냉각탑 폭파는 하기로 돼 있기 때문에 시간대까지 알려져 있으면 그저 그런 행사가 되게 돼있습니다.

별로 감흥이 없는 것이죠.

그런데 마지막까지 정확히 언제 하는 지 모르는 상황이 되다 보니까 기자들도 마음 졸이면서 지켜보다가, 폭파했다더라 하면은 속보 자막을 띄우고 긴급 기사를 쓰는 등 난리를 치게 된다는 겁니다.

결국 이미 다 알고 있는 행사를 대단한 뭔가가 있는 것처럼 만드는 데는 북한이 시간대를 공개하지 않은 전략이 주효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도 해보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