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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권도-문대성] '대한민국 꽃미남 태권V'

입력 : 2008.07.07 16:45|수정 : 2008.07.14 14:46



승리의 순간, 패한 이를 돌아보는 겸손한 마음. '태권 신사' 문대성의 진면목이다.

전광석화 같은 왼발 뒤후리기. 메트에 고꾸러지는 거구의 그리스 선수…. 문대성 선수가 2004년 8월 30일(현지시간) 아테네올림픽 태권도 남자 80㎏ 이상 체급에서 금메달을 따던 순간이다.

이도 잠시, TV화면에는 문선수의 진면목이 돋보이는 장면이 속속 방송됐다. 승리를 자축하던 문선수가 상대 선수에게 다가가 그의 손을 들어준 것이다. 관중들은 기립박수로 문선수를 연호했고, 태권도와 태극기는 더욱 빛을 발했다.

올림픽이 끝난 뒤 문선수는 그리스 기자협회로부터 '2004 아테네올림픽 페어플레이상'을 수상했다.

"그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부끄러워요. 이겼다고 좋아하기 전에 (알렉산드로스) 니콜라이디스의 상태부터 확인하고 부축했어야 했는데…."

동아대학교 2학년 때 국가대표가 된 문선수는 아테네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딸 때까지 가시밭길을 걸어왔다. 1996년 아시아선수권대회와 2003년 세계선수권대회에서 동료들과 달리 예선에서 탈락하는 아픔을 겪었다. 다리를 절단해야 하는 상황을 배제할 수 없는 부상도 당했다.

시드니올림픽 선발전에서 2위를 차지한 뒤 3위를 한 선수에게 출전자격을 내주고 말았다. 부모님과 큰누나의 발병 등 집안의 우환까지 겹치면서 운동을 포기하고 도피를 하기도 했다. 아테네 올림픽 준결승에서 왼쪽 무릎과 발목 부상을 당했고, 결승에서 한방에 상대 선수를 제압할 수 있게 기도했다고. 그 소원대로 돼서 금메달 목에 걸었다.

        

'떡발이라고.' 도하 아시안게임에서 SBS 태권도 중계 해설을 맡은 문대성 (30. 1999세계선수권 금, 2002AG 금, 04올림픽 금)의 재치 있는 언변이다.

문대성은 지난 아테네올림픽 80kg급 결승에서 니콜라이디스를 왼발 공중 돌려차기로
실신 시킨 것처럼, TV 해설자로서의 멘트도 KO감. 시청자의 귀가 마비 혹은 매료될 만한 한 방(?) 있는 적시적지 언어구사 능력을 보여줬다. 전문적인 시각은 물론 위트있는 멘트로 신세대 해설가다운 '끼'를 보여준 셈이다.

도하아시안게임 태권도 여자 59kg급 결승에서 이성혜(22.경희대)가 은구옌 티호아이투(베트남)를 상대하는 중에 나온 멘트다.  "1라운드에서는 제자리에서 받아 차기 하라는 감독의 주문을 이행해 주었으면 좋겠다."  이성혜가 자꾸 뒤로 물러서자 물러서지 말고 되받아 차기로 맞섰으면 하는 바람이 담긴 언변.

2라운드 중반을 넘어선 시점에서는 "상대 선수의 주특기 발차기 기술이 무엇인지 재빨리 분석하고 판단해야 한다. 파악했다면 내가 먼저 공격할 것인가 수비적인 자세를 취할 것인가, 근접해서 싸울 것인가(인파이터), 뒤로 빠질 것인가(아웃파이터) 등의 상황에 따른 속전속결 판단이 요구된다."라고 말했다.

선수 개인의 이미지 트레이닝 중요성을 힘주어 강조한 것이다.

3라운드를 남겨 둔 휴식 시간에서도 태권도 전문가적인 시각이 담긴 해설이 이어진다. 이른바 '선제공격의 중요성'. "베트남 선수가 이성혜가 빠졌다가 공격하는 패턴을 읽어 냈다. 때문에 이성혜는 베트남 선수가 스텝 없이 걸어서 들어오니깐 앞서 공격을 해보는 것도 시도해봄직 하다." 라고 의표를 찌르는 변칙 공격, 전략의 변화 등을 역설했다.

또 "득점과 연결되기 위해서는 받아 차기만 해선 안 된다. 받아 차기 자체가 고난이도
기술이기 때문에 성공 확률이 낮다. 여자보다 순발력이 앞서는 남자도 어려운 기술이
받아 차기다."라며 여성의 신체 특성을 고려한 섬세한 분석이 이어졌다.

선제공격의 중요성을 잊지 말라는 주장이 담겨 있다. 문대성 해설자는 시청자의 귀에 착착 감기는 직설적이고 통쾌한 언변도 잊지 않았다. 남자 67㎏급 결승에서 송명섭(22.경희대)이 요르단의 알 쿠파쉬와 대전을 하기 직전이다.

문대성은 지난 2006코리아국제대회 챔피언 알리레자 나스라자다니에(이란)를 이번 아시안게임 4강전에서 꺾고 올라 온 ꡐ후배ꡑ 송명섭에 대해서 침이 마르도록 칭찬했다. 손범규 캐스터도 2004 아테네 올림픽 태권도 남자 68kg급 동메달에 빛나는 송명섭의 재능을 격찬했다.

특히 손범규 캐스터는 송명섭의 주특기인 전광석화 같은 나래차기(양 발을 번갈아 앞 돌려차기)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송명섭의 나래차기는 쌍권총 같다. 너무 빠르고 강력하다´. 이에 문대성은 '쌍권총보다는 쌍대포가 어떻겠냐'고 말했다. 나래차기를 총보다 더 강력한 대포로 비유한 그만의 재치 만점의 언변이었다.

위트도 이어졌다, 결승에서 송명섭의 나래차기가 이어지고, 오른발, 왼발이 요르단의
알 쿠파쉬의 좌우 옆구리에 작렬하자, '저 선수 갈비뼈에 이상 있을 것 같다. 옆구리 괜찮을까?' 라고 말했다. 그리고 '빠빡~정말 소리 크지 않은가? 중계 헤드폰을 썼는데도 소리가 크게 울릴 정도다. 옆에서 잠자던 친구도 깼다'라는 조크를 잊지 않았다.

태권도 선수 출신 해설자의 활약은 여기서 멈추지 않는다. 남자 84㎏급 결승에 나선 김학환이 이란의 메흐디 나바에이 세라스칸루드(이란)와 접전을 펼칠 때다. 메흐디가 정확한 발차기가 아닌 발바닥으로 김학환의 허벅지를 찍어 누르는 반칙을 하자, 직설적인 멘트가 이어졌다. '심판 경고 줘야 한다.'그러자 손범규 캐스터가 '이란 선수가 자꾸 김학환 선수의 허벅지를 밟듯이 반칙 공격을 하는데 설마 연습 중에서도 저런 걸 연마하진 않겠지?'라며 고의성을 의심했다.

이어지는 문대성의 언변이 기가 막히게 통쾌하다.'잘 모르겠지만 그럴 가능성도 있다.' 3번째 반칙에서는 이란 선수의 행위가 정도가 지나치다고 판단했는지 '메흐디 선수는 경기 시작 직전과 종료 후에는 태권도에 대한 예의를 갖추면서 왜 게임 중에는 전혀 예의 안 지키고 있는가. 이래서야 되겠는가?' 라며 페어플레이 정신을 강조했다.

 

- 2007  동아대학교 체육학부 교수
- 2006 '한국 최초 우주인' 프로젝트 홍보대사

 - 2002  아시안게임 헤비 금메달
 - 2004 아테네 올림픽 금메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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