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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산 쇠고기 '신뢰회복' 시점은 언제?

입력 : 2008.06.24 13:36


30개월령이 넘는 미국산 쇠고기는 과연 언제까지 국내 반입을 막을 수 있을까.

24일 정부 당국에 따르면 일단 한.미 양국 정부는 쇠고기 품질체계평가(QSA) 프로그램을 통해 30개월령 이상 쇠고기의 수출입을 '미국산 쇠고기의 안전에 대한 한국 소비자의 신뢰성이 확보될 때까지' 규제한다는 데 합의한 상태다.

하지만 30개월령 이상 쇠고기의 금수 기한은 이번 쇠고기 추가협상의 실효성을 검증하는 지표의 하나라는 점에서 초미의 관심사일 수밖에 없다.

더구나 합의문 자체가 대단히 모호한 표현으로 돼있는데다 시간이 지날수록 양측 발언의 '온도차'가 감지되기 시작하면서 규제시한에 대한 궁금증이 증폭되고 논의의 초점도 QSA의 실효성 문제에서 규제시한 쪽으로 옮겨가는 분위기다.

◇ 협상전 1년 목표→협상후 '무기한'

당초 우리 정부가 협상전 목표로 구상했던 30개월령 이상 미국산 쇠고기의 제한 내지 구분표시 시점목표는 대체로 1년 정도였다는 게 대체적 관측이다.

미국의 동물성사료금지 조치가 시행되는 시점이 내년 4월이기 때문에 최소한 이 때까지 또는 여기에 조금 더 늘린 시점 정도까지는 30개월령 이상 쇠고기를 막아야 국민불안을 해소한다는 명분이 서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미국측은 카길과 타이슨푸드 등 주요 쇠고기 업체들이 최대 120일만 한시적으로 월령 구분표시를 하겠다는 답을 내놓고 미국 정부도 "민간업체의 행위에 직접 개입하기 힘들다"는 입장을 고수하면서 양측은 의견차를 좁히지 못했다.

결국 지난 13일부터 미국 워싱턴 D.C에서 열린 7일간의 양국 통상장관간 마라톤 회담 끝에 나온 결론은 '미국산 쇠고기의 안전성에 대한 한국민들의 신뢰가 개선될 때까지'라는 애매한 표현이었다.

◇ "1년보다 짧을 수도 길 수도"

정부의 발표 뒤 국내 여론은 이를 '무기한'의 의미로 받아들였고 정부도 굳이 이런 인식을 바꾸려는 움직임을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같은 날 수전 슈워브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협상내용을 확인하면서도 이를 '과도적 조치'(a transitional measure)로 규정했다.

그리 오래가지는 않을 조치임을 시사한 것으로 '무기한'을 강조하는 국내 분위기와는 다소 동떨어진 것이다.

정부와 여당도 협상 결과 당시와 달리 '무기한'을 강조하는 강도가 조금 떨어지고 있음이 감지된다.

김종훈 통상교섭본부장은 23일 저녁 정부 청사에서 열린 협상 결과 추가 설명회에서는 "1년 뒤나 특정한 어떤 시점에 어떻게 될 것이라고 보는 것은 예상범주를 벗어나는 것"이라면서 "(1년보다) 빠를 수도 느릴 수도 있다"는 답을 내놨다.

한나라당 주호영 원내 부대표 역시 23일 KBS라디오 인터뷰에서 "우리로서는 이것을 무기한으로 해석하고 싶지만 미국으로서는 일정한 시점이 되면 이제는 한국 소비자의 신뢰가 개선되었지 않느냐고 주장을 하면서 재논의를 해올 가능성은 남아있다"고 언급했다.

물론 정부와 여당은 "미국이 규제종료를 요구해도 우리가 응하지 않으면 된다"는 단서를 달고 있으나 '과도기적 조치'를 강조하는 미국측의 입장을 감안할 때 30개월령 규제가 말 그대로 '무기한' 지속될 수는 없음을 내비친 셈이다.

◇ 미 쇠고기 판매량이 척도?

미국산 쇠고기의 안전성에 대한 신뢰회복 시점을 둘러싼 또 하나의 논란거리는 과연 무엇으로 한국민들이 미국산 쇠고기의 안전성을 믿는다고 판단할 것이냐는 문제다.

이에 대해 한.미 양국 정부도 어떤 형태의 답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다만 "(미국산 쇠고기의) 반입되는 양의 추세가 어떻게 되는지도 될 수 있고 여론조사도 할 수 있다"는 김종훈 본부장의 23일 언급이 가장 주목되는 부분이다.

하지만 미국산 쇠고기의 반입량을 하나의 기준으로 볼 수 있을지에는 논란의 여지가 적지 않다.

정부가 협상 결과 광우병에서 비교적 안전하다는 30개월령 미만 미국산 쇠고기만 들여오도록 하겠다고 미국측과 합의해놓고 '안전한' 30개월령 미만 쇠고기의 판매량을 30개월령 이상 쇠고기도 들여올 수 있는 신뢰의 근거로 삼는 것이 적절하냐는 비판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정부 당국의 협상자세를 비판해온 김성훈 상지대 총장은 24일 라디오 방송에 나와 "외교문서에 원래 막연한 것은 들어갈 수 없는데 누가 어떻게 (신뢰회복을) 판단한다는 뜻이냐"며 '신뢰회복' 시점이라는 표현을 쓴 정부측을 강하게 비판했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