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중반이지만 실제 만나보니 소녀같은 모습이다.
인터넷에서 사진만 봤을 때는 "자기 그림처럼 귀엽고 통통한 타입이구나"했는데, 뜻밖에 날씬하고 수줍어하는 스타일이다.
대부분 사람들이 이름은 못들어봤어도 그림을 보면 "아~ 이 그림" 이라고 할 바로 그 그림을 그린 화가 육심원씨를 만났다.
# 1
"학부 때나 대학원 다닐 때 '그림 그려서 먹고 살 수 있겠다'는 자신감이 있었어요?"
예술하는 사람들이 항상 부딪치는 문제일거다.
아니, 사실 평범한 직장 생활하는 사람들도 다른 거 하고 싶을 때가 얼마나 많은가.
목구멍이 포도청이라는게 문제지.
"절대 없었어요"
으잉...이건 좀 뜻밖이다. 그냥 없었던 것도 아니고 '절대' 없었다니.
"대학원 다니는 와중에도 무슨 인테리어를 해볼까 그래서 인테리어 학원도 다니고 그랬었어요. 진짜 막막했지요."
"그 때만 해도 인물화 그리는 사람이 거의 없었어요. 거의 추상화나 풍경화 이런 게 많아서 나도 그런 거 해야되는 거 아닌가 그런 생각을 계속 했거든요. 대학원 다니는 내내 그래서 그런 쪽으로 그림을 풀어갈까 생각도 했는데, 그게 안되더라구요.
계속 이런 식의 그림만 그리게 되니까. 일단 여기까지는 내가 하고 싶은대로 해보고 그 다음부터는 다른 길을 찾아보든지 하자. 그런 식으로 첫 개인전을 준비했었어요."
그런데 그 첫 개인전에서 지금 함께 일하고 있는 갤러리 대표를 만났다.
만화같은 독특한 그림이 눈에 띈거다.
육심원씨가 갈등하다 풍경화를 그렸으면 지금만큼 성공했을까.
우리는 늘 갈등한다. 내가 가는 길이 맞는 길인가. 답은 없다.
단, 이 길 저 길 기웃거리면 안전하긴 하지만 '자기의 길'이란 건 없다.
# 2
육심원씨는 초등학교도 들어가기 전부터 미술학원을 다녔다.
꼭 미술을 배우기보다는 어머니가 그냥 미술학원에서 놀라고 했다고 한다.
초등학교 1학년 때 그림 일기장을 봤는데 아주 컬러풀했다.
재능은 타고 난다.
초등학교 때 그림 잘 그린다고 칭찬을 많이 받았다.
그런데 중학교 올라가니 외려 미술에서 80~90점 밖에 못받았다.
그런데 그 점수에 주눅이 든게 아니라, 오히려 이렇게 생각했다고 한다.
"난 그림을 잘 그리는데 왜 점수를 이것 밖에 주지 않지?"
엄청난 자신감. 문득 이 자신감이 바로 오늘의 육심원씨를 있게 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그 자신감의 배후에는 칭찬이 있을게다.
물론 미술 대학원 졸업 무렵 '뭘해서 먹고 살까' 고민할 때도 있었다고 했지만 그 때도, "그의 자신감은 깊다'는 어느 광고 카피처럼,
'난 그림을 잘 그린다"는 자신감은 늘 그녀 속 어딘가에서 또아리를 틀고 있지는 않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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