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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심원의 자신감

이주형

입력 : 2008.06.23 14:17


30대 중반이지만 실제 만나보니 소녀같은 모습이다.

인터넷에서 사진만 봤을 때는  "자기 그림처럼 귀엽고 통통한 타입이구나"했는데, 뜻밖에 날씬하고 수줍어하는 스타일이다.

대부분 사람들이 이름은 못들어봤어도 그림을 보면 "아~ 이 그림" 이라고 할 바로 그 그림을 그린 화가 육심원씨를 만났다.


# 1 

"학부 때나 대학원 다닐 때 '그림 그려서 먹고 살 수 있겠다'는 자신감이 있었어요?"

예술하는 사람들이 항상 부딪치는 문제일거다.

아니, 사실 평범한 직장 생활하는 사람들도 다른 거 하고 싶을 때가 얼마나 많은가.

목구멍이 포도청이라는게 문제지.

"절대 없었어요"

으잉...이건 좀 뜻밖이다. 그냥 없었던 것도 아니고 '절대' 없었다니.


"대학원 다니는 와중에도 무슨 인테리어를 해볼까 그래서  인테리어 학원도 다니고 그랬었어요. 진짜 막막했지요."

 "그 때만 해도 인물화 그리는 사람이 거의 없었어요. 거의 추상화나 풍경화 이런 게 많아서 나도 그런 거 해야되는 거 아닌가 그런 생각을 계속 했거든요. 대학원 다니는 내내 그래서 그런 쪽으로 그림을 풀어갈까 생각도 했는데, 그게 안되더라구요.

계속 이런 식의 그림만 그리게 되니까. 일단 여기까지는 내가 하고 싶은대로 해보고 그 다음부터는 다른 길을 찾아보든지 하자. 그런 식으로 첫 개인전을 준비했었어요."

그런데 그 첫 개인전에서 지금 함께 일하고 있는 갤러리 대표를 만났다.

만화같은 독특한 그림이 눈에 띈거다.

육심원씨가 갈등하다 풍경화를 그렸으면 지금만큼 성공했을까.

우리는 늘 갈등한다. 내가 가는 길이 맞는 길인가. 답은 없다.

단, 이 길 저 길 기웃거리면 안전하긴 하지만 '자기의 길'이란 건 없다. 

# 2

육심원씨는 초등학교도 들어가기 전부터 미술학원을 다녔다.

꼭 미술을 배우기보다는 어머니가 그냥 미술학원에서 놀라고 했다고 한다.

초등학교 1학년 때 그림 일기장을 봤는데 아주 컬러풀했다.

재능은 타고 난다.

초등학교 때 그림 잘 그린다고 칭찬을 많이 받았다.

그런데 중학교 올라가니 외려 미술에서 80~90점 밖에 못받았다.

그런데 그 점수에 주눅이 든게 아니라, 오히려 이렇게 생각했다고 한다.

"난 그림을 잘 그리는데 왜 점수를 이것 밖에 주지 않지?"

엄청난 자신감. 문득 이 자신감이 바로 오늘의 육심원씨를 있게 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그 자신감의 배후에는 칭찬이 있을게다.

물론 미술 대학원 졸업 무렵 '뭘해서 먹고 살까' 고민할 때도 있었다고 했지만 그 때도, "그의 자신감은 깊다'는 어느 광고 카피처럼,

'난 그림을 잘 그린다"는 자신감은 늘 그녀 속 어딘가에서 또아리를 틀고 있지는 않았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