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업' 짧았지만 파괴력 강해…광양항 '먹통'
화물연대의 운송거부 철회 이후 물류 정상화가 진행 중인 가운데 2003년 2차례나 벌어졌던 화물연대 운송거부 사태의 교훈을 되새겨야 한다는 여론이 광주.전남지역에서 높아지고 있다.
◆무엇이 달라졌나 = 화물연대는 2003년 5월 처음으로 전국에 '물류 대란'을 일으켰다. 표준요율제가 도입되지 않고 지입제로 운영되는 낡은 화물운송 구조를 개선해 달라는 요구에 따른 것이었다.
화물연대는 같은 해 8월 다시 운송거부에 들어갔다. 2차례의 운송거부 사태는 10일 안팎에 걸쳐 이뤄졌으며, 광양항 컨테이너부두를 비롯해 광주.전남 지역의 물류와 생산이 큰 차질을 빚었다.
하지만 화물연대의 이번 운송거부는 2003년 당시와는 달리 고유가에 따른 화물차주들의 생계 곤란에서 출발했다는 점에 큰 차이가 있다.
이는 비조합원 차량들의 적극적인 운송거부 동참을 유발했다. 2003년에는 전체 화물차의 20% 가량만 운송을 거부했지만 이번에는 무려 70%의 화물차가 멈춰섰으며, 지역 경제의 타격으로 직결됐다.
삼성전자 광주공장이 19년 만에 처음으로 공장 가동을 2차례나 중단했으며, 여수국가산업단지의 석유화학 업체들도 최소한의 가동률을 유지했을 뿐 가동을 멈춘 것이나 다름 없었다.
광양항 컨테이너부두의 경우 2003년에는 평소 대비 30% 안팎의 물동량을 보였지만 이번에는 20% 안팎에 그쳤으며 화물연대의 운송 저지가 절정에 달한 14일에는 498TEU에 그쳐, 평소(5천100TEU)의 10%를 밑돌기도 했다.
이 같은 사정으로 미뤄볼 때 비록 운송거부 기간은 짧았지만 지역 업체들이 입은 타격은 오히려 5년 전에 비해 더 클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무엇이 문제인가 = 화물연대는 운송 업계의 고질적인 병폐가 고쳐지지 않는 한 이번과 같은 사태는 언제든지 재발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특히 다단계 구조가 심각한 광주.전남의 경우 정부 차원의 적극적인 개입이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이다.
화물연대 광주지부 관계자는 22일 "광주.전남의 경우 화주와 화물차주 사이에 수많은 주선사와 운송사가 끼어 있어 더 높은 운송료 인상률이 요구된다. 이는 화주들에게도 큰 부담으로 작용해 협상 때마다 걸림돌로 작용한다"라고 전했다.
부산항은 빠른 속도로 평소 모습을 되찾아가고 있는 것과 달리 광양항이 더딘 정상화를 보이는 것은 2003년과 닮은 꼴이다.
당시에도 3∼4단계를 거치는 다단계 구조를 혁파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았지만 5년 동안 달라진 것은 없었고, 이번에도 이를 감안해 높은 인상률을 요구하는 화물연대와 이를 거부하는 화주 사이의 줄다리기가 여전히 팽팽했다.
전남지부 관계자는 "광주와 여수에서 오는 단거리 컨테이너는 이미 타결됐지만 문제는 중부권과 영남권으로 가는 중.장거리 컨테이너"라고 설명했다.
업계 관계자 역시 "2003년에도 1차 운송거부를 교훈삼아 독자 물류 수송망을 구축하고 다단계 구조를 깨는 등 화물운송 구조를 선진화하자는 반성이 뒤따랐지만 대부분의 기업들이 관행을 버리지 못해 불과 2개월 뒤 2차 운송거부 사태가 벌어졌었다"고 말했다.
한편 부산항이 90%를 넘는 장치율을 기록한 데 비해 광양항은 30%대에 그쳤던 사실은 광양항이 그 만큼 외면받고 있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더구나 2003년 35%이던 장치율은 올해 32%로 오히려 낮아졌다는 것은 광양항 활성화를 위한 대책 마련이 요구되는 반증이기도 하다.
광주=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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