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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비평] SBS 뉴스에 대한 선입견

입력 : 2008.06.21 13:06|수정 : 2008.06.21 1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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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노조위원장이 최근 인터넷 포털사이트 다음의 토론용 게시판 아고라에 글을 올려, SBS 뉴스에 대한 일부의 비판이 선입견과 편견에서 오는 경우가 많다고 항변했습니다. 심석태 위원장은 촛불집회 내부의 향후 진로에 대한 고민을 두 방송 뉴스가 한 시간의 시차를 두고 보도했는데, 아고라에서는 SBS에 대해서만 비난이 쏟아졌다고 주장했습니다. 노조위원장이 자사 뉴스 비판에 대해 적극적으로 설명하고 나선 것은 극히 이례적인 일입니다.

심 위원장이 사례로 든 뉴스는 지난 16일 저녁 8시뉴스에서 보도된 기사였습니다. 이 기사의 머리말은 "촛불집회 의제가 확대되어 가자 네티즌들 사이에선 촛불집회 방향성을 둘러싸고 논란이 거세게 일고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그가 예로 든 다른 방송사 뉴스의 머리말은 "앞으로 촛불집회를 어떻게 끌고 가야할 것인가를 놓고 깊은 고민이 시작되었다. 지금 광장의 토론주제는 바로 촛불의 진로이다"라는 것입니다. 같은 사실을 두고 한쪽에서는 '방향성을 둘러싼 논란'이라고 표현한 반면 다른 쪽에서는 '진로에 대한 고민'이라고 표현했습니다. '논란'과 '고민'이라는 표현의 차이가 다른 만큼, 그 배경에 대한 뉴스의 설명도 달랐습니다. SBS 뉴스는 논란의 배경으로 '의제의 확대'에 초점을 맞췄습니다. SBS 뉴스는 같은 날 "미국산 쇠고기 반대로 시작된 촛불집회의 성격이 확연히 달라지고 있다. 대운하 반대, 공영방송 사수 등 정부정책 전반으로 확대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SBS 뉴스는 이틀 전에도 촛불 시위대의 일부가 여의도의 두 방송사 앞으로 진출한 사실을 들어 "촛불집회의 양상과 성격이 변화하고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반면에 '고민'이라는 표현을 쓴 다른 방송 뉴스는 의제 확대뿐만 아니라 촛불을 둘러싼 여건의 변화를 전반적으로 언급했습니다. '논란'과 '고민'의 어느 쪽이 더 정확한 표현인가에 대해서는 시청자들의 입장에 따라 다른 대답이 나올 수 있습니다. 다만 서울광장이나 인터넷에서 촛불을 열심히 들고 있는 시민들이 '고민'이라는 표현에 더 강한 연대의식을 갖는 것은 자연스러울 것입니다. 현장에 있는 시청자들의 반응이 절대적인 것은 아니지만 반응에 대한 민감성은 유지되어야 합니다. 이들의 반응이 피드백 되어 더 좋은 뉴스를 만드는데 참고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SBS가 촛불정국에서 '왜곡', '편향' 보도를 했다고 매도하지 말고 부족한 부분, 동의하기 어려운 부분, 놓친 부분이 있다는 지적들을 해달라는 노조위원장의 호소는 설득력이 있습니다. 그의 글은 SBS가 "너희들은 떠들어라. 우리는 간다."라는 태도를 보이는 일부 신문들의 무감각과는 확연히 다른 민감성을 가지고 치열하게 뉴스를 만들고 있음을 보여준 것입니다. 뉴스비평, 이번에는 화물연대의 총파업에 대한 보도를 살펴봅니다.

이번 화물연대의 파업에 대한 언론의 보도는 기름 값 급등에 따른 파업 참여자들의 절박한 경제 상황을 강조함으로써 '불법'을 강조한 이전의 파업 보도와는 달랐습니다. 파업 첫날인 지난 13일 SBS 뉴스는 이번 파업을 "트럭을 운행하면 할수록 손해가 나는 절박한 상황이 불러 온 이른바 생계형 파업"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서울과 부산을 오갈 경우 받는 운송료 90만 원에서 기름 값 70만 원과 통행료, 수수료, 식사비를 제외하면 남는 건 거의 없다는 이들의 사정을 자세히 보도했습니다. 뉴스는 또한 최저 운임을 보장하기 위한 표준요율제 시행을 정부가 지난 해 합의해 놓고도 시행을 미루고 있다는 사실, 물건을 보내야 하는 화주로부터 물류회사, 알선업체, 화물차주로 이어지는 다단계 화물운송시장의 구조적 문제 등도 짚었습니다. 그러나 파업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차질에 대한 과잉 우려와 근거가 박약한 경제적 손실의 추정을 보도한 것은 여전했습니다. 파업 첫날 SBS 뉴스는 이번 총파업으로 하루 1,280억 원의 피해가 발생할 것이라는 한국무역협회의 분석을 소개하면서 이는 지난 2003년 총파업 당시 하루 손실액 386억 원의 4배에 달한다고 보도했습니다.

17일 뉴스는 파업 하루 전인 12일부터 16일까지 5일 동안 발생한 수출입 차질이 모두 47억 달러에 달한다는 무역협회의 추산을 보도했습니다. 하지만 뉴스는 무역협회가 무엇을 근거로 피해액이나 수출입 차질규모를 추산했는지를 밝히지는 않았습니다. 5일 동안 47억 달러의 차질이 생겼다면 하루 10억 달러 꼴로 수출입 차질이 발생했다는 말이 됩니다. 무역협회가 집계한 수출입통계에 따르면 지난 4월까지의 수출액을 날 수로 나누면 하루 11억 달러가 됩니다. 비슷한 액수의 수입도 이루어 졌으니 무역협회의 추산은 이번 파업으로 수출입액의 절반이 줄어들었다는 것이 됩니다. 게다가 같은 무역협회가 추산한 하루 피해액 1,280억 원에 비해 수출입 차질은 10배나 됩니다. 그렇다면 수출입 차질은 무엇이며, 피해는 무엇입니까? 18일 뉴스는 상품공급이 제대로 되지 않는 것은 물론 배송까지 지연되면서 소비자들의 불만이 제기되고 있다고 보도했는데, 이를 뒷받침하는 자료는 "해외에서 수입되는 상품의 수급차질이 우려된다."는 홈쇼핑업체 쪽 이야기밖에 없습니다.

상황이 악화될 경우 앞으로 일어날 수도 있는 사태를 지금 일어나고 있는 것으로 지레 보도한 사례입니다. 뉴스는 이밖에도 '파업이 장기화 될 경우'라는 전제를 여기저기서 달았습니다. 최악의 상황을 가정하는 것은 파업철회 조건을 놓고 협상테이블에 앉아 있는 화물연대와 컨테이너 운송사업자협의회를 압박하는 긴박감을 줄 수 있다는 이점이 있습니다. 그러나 뉴스가 가정법을 너무 자주 사용하는 것은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