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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기류변화…'접점' 찾는 등원협상

입력 : 2008.06.20 16:40


등원을 놓고 꽉 막혔던 여야 관계에 해빙 무드가 나타나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의 19일 특별 기자회견이 계기가 됐다. 대통령이 직접 국민 앞에 나와 반성과 국정쇄신 의지를 표명하면서 등을 돌렸던 여야가 다시 테이블로 되돌아오는 분위기다.

같은 날 한나라당 홍준표, 통합민주당 원혜영 대표의 '제주 동행(同行)'은 이 같은 기류 변화의 단초로 작용하고 있다. 한국신문방송편집인협회 주최로 열리는 정치부장 세미나에서 두 사람은 등원에 대한 원칙적 공감대를 확인했다는 후문이다. 당장 가시적 성과물이 나오지는 않았지만 "얘기가 잘 통했다"는 게 양측의 공통된 전언이다.

두 사람은 전날 제주행 비행기에 동승해 1시간 동안 기내 대화를 나눈 데 이어 제주에서 서귀포로 내려간 승용차 안에서도 깊숙한 얘기를 주고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분위기는 세미나 후 술자리까지 이어졌다.

20일 오전 양당 지도부 회의에서도 이 같은 기류가 한층 더 뚜렷해졌다. 무엇보다도 강경론이 우세했던 민주당 지도부 내부 기류가 등원론 쪽으로 기울었다.

조기 등원론에 불을 지펴온 손학규 대표가 다시 '총대'를 맸다. 손 대표는 오전 최고위원회의에서 "국정 파트너로써 국정책임을 적극 떠안아야할 상황이 됐다"며 "야당과 국회, 정치의 역할이 무엇인지 진지한 자세로 적극 찾아나서겠다"고 밝혔다. 특히 손 대표는 회의도중 원 원내대표에게 "등원문제, 이제 적극적으로 검토해야 될 듯"이라고 쓴 메모를 건네기도 했다.

신중론이 강했던 원 원내대표도 연합뉴스 기자와 만나 "추가협상 결과와 그에 대한 국민의 평가를 보면서 국회의 역할을 찾아보자는 입장"이라며 유연한 스탠스로 돌아섰다.

민주당의 이 같은 입장변화는 이 대통령의 특별기자회견 이후 등원을 계속 미루기 어려워졌다는 판단에 기반하고 있다. 장외에만 의존하는 투쟁방식으로는 쇠고기 정국의 동력을 계속 끌어가는 데 한계가 있다고 판단, 방향선회를 꾀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에 대해 한나라당 홍준표 원내대표는 주요 당직자회의에서 "제주도 '신혼여행'을 갔다왔는 데 비행기 속에서 원 원내대표와 한시간 얘기해 어느 정도 접점을 찾았다"고 말했다.

양당은 주말동안 원내수석부대표를 중심으로 실무교섭을 갖는 데 이어 내주중 원내대표간 2차 회동을 갖고 등원조건에 대한 구체적인 협상에 들어갈 것으로 알려졌다.

등원협상이 힘겹게 돌파구를 찾았지만 앞길이 순탄치만은 않아 보인다. 무엇보다도 민주당으로서는 내부 교통정리와 명분축적에 일정한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 한 당직자는 "내부 설득과 대여 협상과정이 중요하다"며 "특히 그동안 등원의 선결조건으로 내세운 가축전염병예방법 개정 문제를 놓고 여당으로부터 일정한 `명분'을 얻어내는 게 긴요하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민주당은 이날 손학규, 박상천 공동대표와 원혜영 원내대표가 참석한 가운데 초선의원 오찬 간담회를 갖고 내부 의견을 수렴했다.

등원론과 신중론이 팽팽히 맞섰던 이날 간담회에서 참석 의원들은 "등원은 한나라당과 국민의 태도, 야당의 역할을 판단해 종합적으로 판단한다"는 결론을 내리고 시기와 방법은 지도부에 일임하기로 했다. 원내 당직자는 "당초 신중론이 2대 1 비율로 우세했지만 지금은 유연해진 상태"라며 "추가협상 결과가 나오면 주말부터 한나라당과의 실무접촉이 시작될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은 23일께 의원총회를 열어 등원문제에 대한 당의 최종 입장을 정리할 예정이어서 등원 논의가 중요한 변곡점을 맞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당 안팎의 분위기를 감안할 때 등원결정은 이달말 또는 내달초께 현실화될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