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 일부 초선, 세비반납 움직임도
18대 국회가 출범한 지 20일이 지나도록 개원조차 못하고 공전하고 있는 데 대한 비판 여론이 비등하다.
그렇지 않아도 쇠고기 파동으로 청와대 수석과 내각이 총사퇴 의사를 밝혀 국정이 정상 가동되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국정운영의 다른 한 축인 국회마저도 여야 각 당의 논리에 매몰돼 무용지물이 된 데 대한 비난의 목소리가 높아가고 있는 것.
집권여당인 한나라당과 통합민주당 등 야권은 쇠고기 해법에 대한 입장차로 개원 협상조차 못하고 있다.
한나라당은 야당이 국회에 먼저 들어와야 야권이 주장하고 있는 가축전염병예방법을 논의할 수 있다는 입장인 반면 야권은 가축법 개정안부터 처리해야 등원할 수 있다며 맞서고 있다.
이에 대해 정치권 안팎에서는 대내외적으로 고유가에 따른 물가급등으로 국민의 고통이 가중되고 있고 화물연대 파업으로 국가경제까지 어려워지고 있는 판국에 대화와 타협을 통한 사회적 갈등 해소라는 국회 기능을 의원들 스스로 외면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의원들조차 비록 여야간 온도차는 있지만 국회 기능 마비에 대한 우려가 높다.
특히 야심차게 18대 국회에 첫 발을 내디딘 초선 의원들은 이제라도 국회 본연의 기능을 회복해야 한다고 목청을 높이고 있다.
한나라당 초선인 장제원(부산사상) 의원은 16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현 상황이 국민과 대통령의 대결양상으로 우리가 할 수 있는 게 거의 없는 것으로 비쳐 무기력을 느낀다"며 "이럴 때일수록 국회를 정상화해 대의 민주주의를 회복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 주말 지역구에 다녀왔다는 장 의원은 "지역구민들 보기 창피했다. 국회가 공전되고 있는 데 대해 회초리를 달게 받겠다고 말할 수 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같은 당 현경병(서울노원갑) 의원은 "오늘 새벽에 지역구의 산에 다녀왔는 데 유권자들이 국회가 놀고 있다며 야단을 많이 쳤다. 답답하다"고 토로했다.
통합민주당 서종표(비례) 의원은 "등원에 반대하는 당 여론이 많아 일단 따르고 있지만 개인적으론 무조건 등원해야 한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그는 "의원의 주임무는 의사활동이며 결과가 좋게 나올 것으로 예상되면 등원하고 아니면 안 하는 것은 말이 안된다. 최종평가는 국민이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물론 민주당 의원들 중에는 국회 파행을 우려하면서도 책임을 한나라당에 돌리는 경우가 적지 않다.
김희철(서울 관악을) 의원은 "한나라당이 등원 명분을 안 주는 데 무작정 등원 하면 국민이 뭐라고 하겠느냐"고 지적했다.
그러나 그도 "국회 역할이 사회적 갈등 을 해소하고 중재해 합의를 도출해 내는 것임에도 현안이 산적한 상황에서 개원을 못해 안타깝고 지역민에게 미안하다"며 "아직 상임위가 결정되지 않아 보좌관들이 어떻게 할 지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라고 안타까워했다.
같은 당 장세환(전주 완산을) 의원은 등원을 위한 여당의 실질조치를 강조하면서도 국회 파행에 대해선 "지역민에게 죄송함을 금할 수 없다"고 고개를 숙였다.
국회가 파행을 거듭함에도 불구하고 세비를 수령한다는 비판 여론에 대한 자성의 소리도 나오고 있다.
한나라당 일부 초선 의원들은 세비 반납을 심각하게 고려하고 있으며 이날 의총에서도 이 같은 주장이 제기된 것으로 알려졌다.
현경병 의원은 "20일까지 등원을 못하면 세비를 반납해야 하지 않느냐는 움직임이 있다. 나도 동참할 것"이라며 국민의 따가운 시선에 대한 부담감을 드러냈다.
장제원 의원도 "유가급등 등 국민이 고통스러워 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첫 세비를 좋은 일에 쓸 수 있도록 내놓는 방안도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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