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에서 미국의 최대 우방은 영국이 아닌 프랑스(?)
지난 9일부터 8일간 유럽 고별여행에 나선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이 전통적인 최고 동맹국인 영국을 제치고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과 "미국-유럽 대서양 양안간 새로운 협력의 시대"를 열었다는 지적이 영국에서 나오고 있다.
13~14일 프랑스 파리에서 사르코지 대통령과 친밀한 스킨십 외교를 펼친 부시 대통령은 15일 영국에서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을 예방한 뒤 고든 브라운 총리와 개인적인 만찬을 가질 예정이다.
부시 대통령은 미-영 정상회담에 앞서 15일자 옵서버 신문과 가진 회견에서 영국과 미국은 이라크에서 철군을 원하지만 "철군은 성공에 바탕을 둬야 하며, 아직 날짜를 확정하지는 않았다"며 이라크 주둔 영국군의 조기 철수설에 쐐기를 박았다.
옵서버는 부시 대통령이 토니 블레어 전 총리와는 달리 브라운 총리에게 강성 경고를 보냈다고 해석했다.
부시 대통령은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열리는 석유 생산-소비국 정상회담을 비롯해 고유가에 대처하기 위해 브라운 총리가 내놓은 일련의 국제회의 제안에도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브라운 총리는 작년 6월 취임 후 내내 부시 대통령과 너무 가까운 관계로 보이지 않으려 애썼고, 이미 부시 대통령보다 차기 대통령 후보에게 관심을 쏟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한 미국의 외교관은 더 타임스 신문에서 "이제 미국과 유럽 관계는 사르코지 대통령을 축으로 해서 바뀌었다"며 "생각보다 행동이 앞서는 경향을 보이는 사르코지와 부시의 기질이 잘 맞는다"고 말했다.
미국에 대한 프랑스인의 반감을 개의치 않고 노골적으로 친미외교론을 펼치는 사르코지 대통령이 과거 '부시의 푸들'이라는 말을 들었던 블레어 전 영국 총리의 자리를 대체했다고 타임스 신문은 지적했다.
이를 시사하듯 부시 대통령은 파리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본부에서 한 연설에서 아프가니스탄에 추가 파병을 약속한 사르코지 대통령에 찬사를 보내고, 미국과 프랑스의 역사적 관계를 언급하며 "미국과 유럽 관계가 어느 때보다 활력이 넘치게 됐다"고 말했다.
(런던=연합뉴스)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