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방향 빨리 정할 것"…DJ, 재차 '등원' 조언
통합민주당 손학규 대표가 12일 비공개리에 김대중 전 대통령(DJ)을 찾았다.
김 전 대통령은 최근 민주당 원내대표단에게 "국회에 들어가서 싸우라"며 등원을 조언한 바 있어 손 대표의 이날 동교동 방문을 놓고 정치권에서는 등원을 위한 수순 밟기에 들어간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손 대표는 이날 오전 동교동 사저에서 10시30분부터 50분 가량 김 전 대통령을 면담, '6.15' 8주년 축하 난을 전달하고 현 시국 상황과 국회 등원 문제 등에 대해 협의했다.
손 대표는 면담이 끝난 뒤 동교동 사저 앞에서 연합뉴스 기자와 만나 "(등원 문제를)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다"며 "지금 정치가 실종되고 민주당이 촛불집회에 참여하기는 했지만 정말로 정치를 회복하고 야당 역할을 회복해야 하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을 했다"고 등원 가능성을 내비쳤다.
그는 이어 "현 시점에서 야당 대표로서 야당의 역할을 제대로 수행할 수 있는 길이 무엇인지 심각하게 생각하고 있다"며 "큰 방향에 대해서는 되도록 빨리 정하려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등원의 전제 조건에 대해 "여당과의 협상 문제인만큼 기본적으로 원내대표가 해야 할 일"이라면서도 "어쨌든 이 문제를 적극적으로 풀어 국민에게만 책임을 지우는 자세가 아니라 (제1야당으로서) 적극 책임지는 자세를 갖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시위가 어떻게 진행될지 쳐다보기만 해서는 안되지 않겠느냐"고 반문했다.
손 대표는 "국민과 함께 한다는 정신에서 촛불집회에 참여했지만 길거리에 앉아 있으면서 심한 자괴감을 느꼈다"며 "군중의 한 사람으로 그 자리에 있는 게 제1야당 대표로서, 제1야당으로서의 역할인지에 대해 고민했다"고 토로했다.
김 전 대통령은 이날 손 대표에게 "국회에 들어가서 제대로 역할을 해야 한다"면서 "정치를 복원하고 야당의 역할을 제대로 찾기 위해 그리고 국민의 요구인 재협상을 확실히 지키기 위해서라도 들어가야 한다"며 등원을 거듭 촉구했으며, 손 대표도 이에 원칙적으로 공감을 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전 대통령은 또 "민주당이 이번 문제를 국회 안에서 제기했더라면 문제 해결이라는 측면에서 달라졌을 것"이라며 "예를 들어 경찰 폭력진압 문제와 관련, 국회로 경찰청장을 불러 따졌더라면 문제를 더 제대로 다룰 수 있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손 대표는 최근 등원 문제와 관련, 사회 각계의 지도층 인사들을 만나 의견을 수렴하고 있으며 이날 오후에는 명동성당에서 열린 평화방송 개국 20주년 포럼에 참석한 뒤 정진석 추기경과 면담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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