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납북어부 윤종수 씨 33년 만에 탈북

입력 : 2008.06.09 15:34

부인과 딸은 북한에서 체포돼…"안전보장" 호소


1975년 8월 동해에서 조업중 납북된 어선 '천왕호'의 선원 윤종수(66)씨가 33년만에 북한을 탈출해 중국 선양(瀋陽)주재 우리 영사 관에서 보호받고 있다고 최성용 납북자가족모임 대표가 9일 밝혔다.

최 대표는 이날 서울 정동 세실레스토랑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평남 개천에 거주하던 윤씨가 지난달 초 탈출해 같은달 20일 선양 영사관으로 들어갔다"고 전했다.

윤 씨는 납북 1년 뒤인 1976년 6월 평남 개천군 농기계작업장에 배치돼 일해 왔으며, 북송 재일동포 신수희(67)씨와 결혼해 딸 지향(27)씨를 뒀다고 최 대표는 말 했다.

윤 씨와 함께 납북됐던 천왕호 선원 33명중 고명섭(64), 최욱일(68), 이한섭(60) 씨는 이미 탈북해 국내에 들어와 있다.

최 대표는 "윤 씨의 딸 지향 씨는 부모를 먼저 탈출시킨 뒤따라 나오려다 평남 개천군 집에서 북한 당국에 체포됐고, 건강이 좋지 않은 부인 수희 씨는 남편과 함께 량강도 혜산까지 왔으나 북한에서 체포령이 내린 것을 들은 후 혜산역 부근에 홀로 숨어 있다가 체포됐다"고 말했다.

최 대표는 "윤 씨의 부인은 건강이 좋지 않아 이웃 할머니의 부축을 받아가며 혜산까지 왔었는데 체포령이 떨어지자 윤 씨가 부인을 부축해 강을 건널 수 없는 상황에서 고민하다 홀로 강을 넘게 됐다"고 설명했다.

윤 씨 가족의 체포 사실을 알게 된 경위에 대해 최 대표는 "지난달 10일 북한의 국가보위부 명의로 작성된 윤 씨 포스터가 인민반장들에게 배부됐었다"면서 "윤 씨는 자신이 강을 넘기 전에 부인이 체포됐다고 말했고, 도강 직후 내가 윤 씨의 부인과 딸을 빼오기 위해 사람을 북한에 들여보냈는데, 부인과 딸이 체포된 것을 거듭 확인 했다"고 주장했다.

기자회견에서 윤 씨의 형 주승(73)씨는 "북한을 탈출한 동생과 북한에서 체포된 제수와 질녀가 얼마나 애타게 눈물만 흘리고 있겠는가"라며 "탈출하다 잡힌 질녀와 제수씨의 안전을 보장해 줄 것을 부탁한다"고 말했다.

윤 씨의 동생 주옥(61)씨도 "형님이 70살이 다 돼 가는데 여기에 와서 (재북)가족을 상봉하지 못한다면 가족을 그리워하다 남은 생을 마쳐야 한다"며 "가족들이 북한에서 안전할 수 있도록, 이들이 형님과 빨리 상봉할 수 있도록 관련 부처에서 최대한 노력해 달라"고 호소했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