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식속 활발한 물밑 행보
이명박 대통령의 친위부대인 `MB맨들'이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다.
쇠고기 파동으로 촉발된 '촛불민심'과 국정지지도 급락, 재보선 참패 등으로 이어진 총체적 위기국면에서 더 이상 수수방관했다가는 공멸한다는 위기의식이 이들의 응집을 불러온 것.
지난 총선에서 처절한 사투 끝에 생환한 'MB맨들'은 그동안 지역구에서 암중모색을 해왔다. 총선 이후 주류 내부의 권력분화 과정에서 당과 청와대의 '견제'로 이들의 입지가 넓지 못했던 것도 이들이 지역구에 매달렸던 이유다.
그러던 이들이 다시 조직적으로 움직이기 시작한 것은 현 정국 위기상황에 대한 원인분석에서 비롯됐다.
내각 및 청와대 수석 인선에 이은 각종 정책 혼선이 급격한 민심 이반을 불러왔고 급기야는 이런 악재들이 쇠고기 파동과 겹치면서 총체적 위기상황을 초래했는데도 책임지는 사람이 없어 대통령만 수렁에 빠졌다는 게 이들의 상황인식이다.
이 대통령의 `복심'으로 불렸던 정두언 의원은 "정말 큰일이다. 이런 사태가 올 것에 대비했어야 했다"면서 "대통령 앞에서 고언하고 직언을 했어야 했는 데 후회된다"고 토로했다.
실제로 정 의원은 지난 4일 이 대통령에게 간접적으로 쇠고기 촛불시위의 심각성에 대한 우려와 견해를 전달했다.
최근 청와대 합류설이 나오고 있는 정 의원은 "어떤 자리에도 연연하지 않는다"면서 "다만 앞으로 국정 상황이 더 이상 악화되지 않도록 하는 데 진지한 고민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명박 정권 탄생의 산실인 '안국포럼' 출신 의원들도 쇠고기 정국 이후 활발한 물밑 행보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안국포럼은 이 대통령이 서울시장 퇴임 직후인 지난 2006년 6월말 종로구 견지동에 문을 연 '경선 캠프' 성격의 모임. 서울시청팀이 주축인 이들은 최전선에서 경선과 대선 승리를 이끌면서 이 대통령의 전위대 역할을 톡톡히 했다.
최근 정태근, 권택기, 조해진, 강승규, 김영우, 이춘식 등 안국포럼 출신 의원들은 소규모 모임을 수시로 갖고 사면초가에 빠진 정국 해법을 놓고 토론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안국포럼 출신 한 의원은 "수세에 몰린 대통령을 위해 측근들의 '충정'이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확산되고 있다"면서 "앞으로 자주 만나 의견을 공유하고 나름대로 역할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현 위기상황을 타개하기 위해서는 쇠고기 문제에 근본적인 대책 마련과 함께 폭넓고 강도높은 국정쇄신책이 수반돼야 한다는 입장을 갖고 있다.
이들은 현 정국 대책에 대해 이 대통령에게 직접 보고하거나 리포트를 작성해 제출하는 등 다양한 방법을 통해 의견을 전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함께 지리멸렬한 보수 지지층 재구축 작업에 나서는 한편 폭넓은 인재풀 구성을 위해 초야에 묻힌 인재들을 천거하고 청와대 참모와 내각 인사들과 소통을 위한 긴밀한 교류에도 적극 나설 계획도 세워놓고 있다.
이 대통령의 측근 의원은 "현 정국을 풀어가는 데 핵심은 냉철한 자각과 진지한 자세"라며 "`이명박 대통령 만들기'에 나섰던 사람으로서 책임을 통감하고 나름대로 역할 모색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