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역사상 최초의 여성 대통령이라는 새로운 역사를 만들기 위해 17개월간 질주해온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상원의원(뉴욕주)이 7일 낮 공식적으로 대권의 꿈을 접고 '킹메이커'로 나섰다.
힐러리는 이날 워싱턴 D.C.내 국립빌딩박물관에서 수천 명의 지지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집회를 열어 선거운동 중단을 선언하고 민주당 대통령 후보로 결정된 버락 오바마 상원의원에 대한 전폭적인 지지를 선언했다.
뿐만 아니라 그녀는 지지자들에게 자신에게 보내준 것처럼 오바마에게도 아낌없는 지지를 호소하며 오는 11월 본선에서 민주당이 정권을 되찾아올 수 있도록 화합할 것을 촉구했다.
0..."오바마 대통령 만들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것 다해야" = 이날 힐러리는 `철의 여인'이었다.
힐러리는 이번 경선과정에 대의원 수 확보에선 오바마에게 뒤졌지만 일반 유권자 득표수에서는 오히려 오바마보다 많은 지지를 받았다. 한국과 같은 선거규칙이 적용됐다면 민주당의 대통령 후보가 됐을 것이다.
경선과정에 몇 차례 눈물을 보였던 힐러리는 자신의 인생에서 '통한의 날'로 기록될 수도 있는 이날은 '눈물'을 보이지 않았다.
오히려 자신의 지지자들을 향해 오바마를 차기 미국 대통령으로 선출되도록 돕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힐러리의 이 같은 언급에 일부 지지자들은 오바마를 향해 '우~우'라는 야유를 보내고 곧게 세운 엄지 손가락을 바닥으로 향하는 제스처를 보이며 힐러리의 경선패배에 대한 실망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힐러리는 "오늘로써 선거운동을 중단하며 오바마의 경선승리를 축하한다"면서 "나는 오바마를 (차기 미국 대통령으로) 전폭 지지한다"고 선언했다.
힐러리는 지지자들을 향해 "우리가 떨쳐 일어섰던 목표들을 이루기 위한 싸움을 계속하는 길은 우리의 에너지와 열정과 힘을 갖고 오바마가 대통령에 선출되도록 돕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녀는 오랫동안 계속된 경선으로 인한 민주당의 분열을 우려하는 목소리를 의식한 듯 지지자들에게 "나를 지지해준 것처럼 오바마도 열렬히 지지해 줄 것을 요청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또 힐러리는 "오늘 (경선중단선언) 행사는 정확히 내가 계획했던 모임이 아니다"며 경선패배에 대한 아쉬움을 살짝 드러낸 뒤 "나는 여러분들과 굳건히 함께 서 있을 것"이라면서 "우리가 나눴던 꿈들은 싸울 가치가 있었던 것"이라고 역설했다.
그녀는 "(이번 경선에서) 남녀노소, 라티노, 아시안계, 흑인, 부자나 가난한 사람, 중간계층, 동성애자와 이성애자 등 각계 각층의 1천800만 명이 나에게 표를 던졌다"면서 감사한 뒤 "여러분들에 대한 나의 약속은 변하지 않을 것"이라고 다짐하기도 했다.
미국 역사상 최초의 여성 대통령을 꿈꿨던 힐러리는 이날 연설에서 여성 대권주자로서의 자부심과 여성들이 직면하고 있는 도전들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힐러리는 "나는 여자이고, 여성들에겐 아직도 사회적 장벽과 편견이 남아 있다"면서 "나는 우리 모두를 존중하는 미국을 만들기를 원하며, 여성과 남성들 모두 그들의 할머니와 어머니들의 투쟁을 알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오바마는 이날 행사에 참석하지 않았으며 지역구인 시카고에 머물렀다.
0...힐러리 향후 역할 주목 = 힐러리가 경쟁자였던 오바마 지지를 선언하고 '오바마 대통령 만들기'에 동참하고 나섬에 따라 그 역할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민주당이 오는 11월 본선에서 승리하기 위해선 당의 단결이 무엇보다도 시급한 과제로 지적되고 있기 때문이다.
6일 CNN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힐러리 지지자 가운데 본선에서 오바마에게 투표하겠다는 응답자는 60%에 불과했다. 응답자의 17%는 공화당 후보인 존 매케인에게 투표하겠다고 답변했고, 22%는 힐러리가 민주당 후보가 되지 않으면 아예 11월에 투표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따라서 힐러리가 민주당 경선 결과에 실망한 자신의 지지자들을 달래 오바마에게 표를 던지게 할 지 주목된다.
이와 함께 오바마가 힐러리를 어떤 식으로 포용할 지도 관심의 대상이다.
힐러리는 오는 11월 본선에서 접전지역으로 꼽히는 오하이오주, 펜실베이니아주, 플로리다주, 미시간주 등의 경선에서 승리, 오바마보다 한 수 위의 경쟁력을 입증했다.
또 힐러리는 백인 여성과 노동자층, 라티노 유권자들로부터 오바마를 능가하는 많은 지지를 받았다.
때문에 오바마로선 본선 승리를 위해 힐러리를 적극 끌어안아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와 관련, 오바마가 힐러리를 부통령 러닝메이트로 지명, 이른바 '드림티켓'이 실현될 지 주목받고 있다.
CNN 여론조사 결과 민주당 응답자의 절반이 넘는 54%가 '드림티켓'을 지지했다.
(워싱턴=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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