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대 노인이 타짜 행세를 하는 사기꾼들의 말장난에 현혹돼 한 순간에 2천만 원에 가까운 거액을 날렸다.
5일 청주 상당경찰서에 따르면 지난달 16일 낮 12시께 청주시 상당구 우암동 무심천변에서 산책을 하던 조모(66) 씨에게 갑자기 50대 남성이 다가오더니 "어리숙한 사람이 '화투뽑기'를 하는데 돈을 계속 잃더라"며 말을 붙여왔다.
이 남성이 자신을 '타짜'라고 소개하며 조씨에게 패를 맞추는 놀음인 '화투뽑기'에 대해 설명을 하고 있는데 또 한 사람이 다가와 말을 걸었다. 타짜가 말한 '돈 잃은 어리숙한 사람'이었다.
이들은 이 때부터 마치 서로 모르는 사람인양 조씨를 사이에 두고 1시간 동안 말장난을 하기 시작했다.
돈을 잃었다며 풀이 죽은 표정을 지어 보이던 '어리숙한 사람' 정모(55) 씨는 타짜에게 "화투뽑기 기술을 알려주고 그 기술대로 두 번 이상 패를 맞추면 토지계약금으로 가져온 4천만원을 주겠다"며 내기를 걸었고 두 번을 맞춘 타짜는 약속대로 돈을 요구했다.
그러자 정 씨는 "내기를 했으니 당신도 4천만 원이 있다는 것을 증명해야 되지 않느냐"며 돈을 보여달라고 억지를 썼다.
이에 타짜는 어디론가 갔다오더니 2천200만 원 상당의 수표 다발을 들이밀며 "돈이 이것 밖에 없다"며 조 씨에게 "1천800만 원이 모자르니 그 돈을 잠깐만 빌려주면 정 씨에게 돈을 받아서 그 일부를 사례금으로 주겠다"고 꼬득였다.
이들의 말장난에 넘어간 조 씨는 집에 있던 아들을 통해 타짜가 요청한 금액의 돈을 가져왔고 잠깐 한 눈을 파는 사이 가짜 타짜와 정 씨는 조 씨의 돈을 갖고 줄행랑을 쳤다.
경찰 관계자는 "일반 사람들이 '어떻게 그런 말장난에 속아 넘어갈 수 있느냐'며 어이없다는 듯 말하지만 많은 노인들이 이 같은 장난에 당해 돈을 잃는다"고 말했다.
경찰은 사기 혐의로 정 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하고 '가짜 타짜' 최모 씨의 행방을 쫓고 있다.
(청주=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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