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민주당의 대통령선거 후보 지명을 위해 불꽃튀는 각축을 벌여온 버락 오바마 후보와 힐러리 클린턴 후보는 3일 몬태나와 사우스 다코타 경선을 끝으로 6개월에 걸친 대장정에 마침표를 찍는다.
3일 CNN방송 인터넷판은 민주당 후보 경선의 경과를 정리하면서 역사에 길이 남을 이번 경선에서는 '보스니아 게이트', `목사 게이트'라고 불릴만한 숱한 구설수와 인종문제를 둘러싼 격론이 벌어지는 등 그 어느 대권 레이스보다도 치열했다고 전했다.
경선 유세 중에 힐러리는 영부인 시절인 1996년 3월 보스니아 방문 당시 저격수들을 피해 비행기에서 내리자마자 고개를 숙이고 차량으로 달려갔다고 무용담을 소개했으나 실제로는 웃으며 공항에서 영접받는 TV 화면이 공개됨으로써 `보스니아 게이트'로 곤욕을 치러야 했다.
오바마 후보는 그의 종교적 스승이던 제레미아 라이트 목사의 자극적이고 도발적인 발언으로 숱한 구설수에 오르자 관계를 단절하고 20년 간 다녔던 교회에서도 교적을 탈퇴해야 하는 아픔을 겪었다.
1년 전 군웅할거 양상으로 민주당 내 다수의 후보가 각축을 벌일 당시 막판까지 살아 남은 두 후보가 오바마와 힐러리가 될 것이라고 생각한 사람들은 별로 없었다.
민주당 후보 경선에 나선 주자들은 초선 상원의원인 오바마 후보와 백악관 안주인으로 8년의 경력을 보유한 힐러리, 그리고 2004년 대선에서 존 케리 후보의 러닝메이트로 나선 존 에드워즈 상원의원 등이 선두그룹을 형성했다. 조지프 바이든 상원의원, 데니스 쿠치니치 하원의원, 빌 리처드슨 멕시코 주지사, 크리스토퍼 도드 상원의원, 마이크 그레이블 상원의원 등도 출사표를 던졌다.
민주당 경선 후보들의 첫 대결 무대는 정확히 반년 전인 1월3일 아이오아 코커스였다.
아이오아 코커스에서 오바마는 38%의 득표율로 당당히 1위를 차지했으며 힐러리는 간발의 차로 에드워즈 의원에게도 밀리면서 3위에 그쳤다. 곧 바로 바이든 의원과 도드 의원이 경선 포기를 선언했다.
힐러리의 반격도 만만찮았다. 아이오아 코커스 다음으로 열린 뉴햄프셔 프라이머리에서 힐러리는 예상을 깨고 1위를 차지했다. 사전 여론조사에서 두자릿수의 리드가 예상됐던 오바마를 극적으로 제친 것이다.
뉴햄프셔 프라이머리 종료 후 리처드슨 후보도 사퇴했으며 그의 선거참모들은 힐러리 캠프에 합류했 다.
이어 힐러리는 미시간과 네바다에서 승리했으며 오바마는 사우스캐롤라이나에서 압도적인 승리를 거둬 이곳 출신인 에드워즈 후보의 사퇴를 이끌어냈다.
플로리다에서는 힐러리가 1위를 차지했으나 실익은 하나도 챙기지 못했다.
플로리다주는 미시간주와 함께 당지도부의 방침을 거슬러 경선 시기를 앞당긴 탓에 민주당전국위원회로부터 대의원을 인정받지 못하는 제재를 받았다.
결국 나중에는 대의원의 절반만 인정받는 구제안이 마련됐지만 힐러리의 입장에서는 대세를 뒤집는데는 도움이 되지 못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2월5일 뉴욕과 뉴저지, 조지아, 캘리포니아, 매사추세츠 등 23개주에서 일제히 경선이 치러진 `슈퍼화요일' 대격전에서 대세가 판가름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힐러리는 대의원수가 많은 캘리포니아, 뉴욕, 뉴저지에서 승리하는 실속을 챙긴 반면 오바마는 13개 주에서 승리, 확실한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이후 오바마는 루이지애나, 네브라스카, 워싱턴, 메인, 워싱턴D.C, 메릴랜드, 버지니아 위스콘신 등에서 눈부신 연승가도를 달리면서 대의원 수를 늘려나갔으며 힐러리는 슈퍼대의원 확보경쟁에서 우위를 유지했다.
오바마가 11연승을 거두며 무서운 기세로 질주하자 전문가들은 힐러리의 생존 가능성에 의문을 품기 시작했으며 남편인 빌 클린턴 전 대통령조차도 힐러리가 경선레이스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오하이오와 텍사스에서의 승리가 절실하다고 말했다.
3월4일 오하이오와 텍사스, 로드아일랜드, 버몬트에서 치러진 이른바 `미니 슈퍼화요일' 경선에서 힐러리는 오하이오, 텍사스, 로드아일랜드에서 승리해 기사회생했다.
그 다음 주 치러진 미시시피와 와이오밍 경선에서는 오바마가 다시 승리, 분위기를 반전시켰다.
이후 경선레이스는 6주간의 휴지기에 들어갔는데 당내부에서는 치열한 경선의 후유증으로 나중에 최종후보가 결정되더라도 당이 단합할 수 있을 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됐다.
그러나 두 후보진영은 누가 후보로 지명되더라도 민주당원들이 후보지명자에게 지지세를 결집시킬 것이라고 장담했다. 일각에서는 후보가 조기 확정되지 않고 경선일정이 길어지는 것이 결국 전국적으로 다양한 유권자들의 관심을 고조시켜 11월 대선에서 민주당의 승리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분석도 내놨다.
4월22일 재개된 경선에서 힐러리는 펜실베이니아에서 압승을 거둬 24시간 만에 1천만달러의 선거운동자금을 끌어모으는 등 선거유세의 동력에 다시 불을 지폈다.
그러나 이러한 동력은 2주 후 오바마가 노스캐롤라이나에서 승리하고 힐러리가 인디애나에서 가까스로 1위를 차지하면서 거의 사그라졌다.
5월13일 힐러리의 승리가 예상되던 웨스트버지니아의 경선을 하루 앞두고 오바마가 슈퍼대의원 확보에서도 우위를 점했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오바마는 연초부터 슈퍼대의원 수에서 힐러리에게 100명 이상 뒤졌으나 이 마저도 힐러리를 추월한 것이다.
힐러리는 웨스트버지니아와 켄터키에서 승리했으나 분위기를 반전시키기에는 역부족이었다.
6월1일 힐러리는 푸에르토리코에서 승리했으나 남은 몬태나, 사우스 다코타에서 1위를 차지하더라도 대의원 수에서 오바마를 추월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상태다.
오바마는 마지막 프라이머리가 열리는 3일 승부를 결정짓지는 못하더라도 이번주 중에 후보지명이 결론날 것이라고 예측했다.
오바마는 그러면서 상원에서 힐러리의 활동상을 추켜세우고 11월 대선에서 공화당 후보를 누르는데 크나큰 자산이 될 것이라고 말해 패자에 대한 배려를 아끼지 않았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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