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당한 성차별로 퇴직당했다가 법정투쟁 끝에 복직해 여성·노동계에 반향을 일으켰던 40대 여성 근로자를 사측이 또 다시 퇴직시킨데 대해 법원이 제동을 걸었다.
1일 서울남부지법에 따르면 한국전기공사협회 여직원 정영임(45)씨는 1985년 협회에 여성 사무보조원인 행정직 6직급으로 채용됐다.
정씨는 이듬해 행정직 6직급이 호봉 승급만 가능한 상용직군으로 개편되면서 10년간 승진 기회를 박탈당한 채 일해야 했다.
정씨는 1996년 협회측의 상용직 폐지로 다시 행정직 6직급으로 환원됐고 입사 15년 만인 2000년 5직급으로 승진했으나 2001년 말 5직급 정년인 40세가 됐다는 이유로 정년퇴직당했다.
이 때부터 정씨는 조기 정년퇴직 규정의 부당성과 성차별 요소를 지적하며 끈질긴 법정 투쟁을 시작했다.
그는 지방노동위원회, 중앙노동위원회에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냈다가 기각당하자 해고무효소송을 냈지만 행정법원에서 패소했다.
정씨는 항소해 2006년 서울고법과 대법원에서 잇따라 승소해 같은 해 8월 4직급으로 승진해 회사로 복직했다.
하지만 복직한 정씨의 기쁨은 오래 가지 않았다.
사측이 같은해 11∼12월 "4직급 정년인 45세가 됐다"는 이유로 정씨를 직위해제한 뒤 또 다시 정년퇴직 처리했기 때문이다.
임씨는 또 다시 법원에 해고무효소송을 냈고, 지난달 말 다시 1심 승소 판결을 받아냈다.
서울 남부지법 민사합의 13부(재판장 최승욱 부장판사)는 정씨가 "성차별적 직급제로 두 번이나 조기 퇴직을 당했다"며 한국전기공사협회를 상대로 낸 해고무효확인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했다고 2일 밝혔다.
재판부는 "피고가 원고에 대한 불이익이 여전히 존재하고 있는 기존 차등정년제도를 근거로 만 45세에 원고를 퇴직처리한 것은 위법하다"며 "원고를 다시 복직시키고 퇴직 시점부터 복직할 때까지 월 360여 만원의 밀린 월급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재판부는 사측이 1986년부터 10년간 정씨 등을 상용직군으로 묶어 놓고 직군간 이동과 승진을 허용치 않음으로써 정씨가 직급승진의 기회를 사후에 박탈당했다고 판시했다.
사측은 1심 판결에 불복해 지난달 29일 항소장을 제출했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