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8주년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이 18일 광주의 국립 5.18묘지에서 열렸다.
이번 기념식은 미국 쇠고기 수입 반대 기습시위에 대한 우려로 사상 최대 규모의 경찰력이 동원될 만큼 긴장감 속에서 치러졌다.
기념식에는 보수정권 대통령 가운데 처음으로 이명박 대통령이 참석한 것을 비롯해 각 정당 대표 등 정치인, 자치단체장 등이 집결해 국민 통합과 민주주의 발전의 기틀을 제공한 역사적 사건으로서 5.18의 입지를 더욱 공고히 했다.
이 대통령은 기념사에서 "5.18 정신은 그 자체로 귀중한 자산이지만 우리는 그것을 선진 일류국가를 건설하는 정신적 지주로 발전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또 "이념과 지역주의 같은 낡은 가치에 사로잡혀서는 (선진국가로) 도약할 수 없다"고 강조한 뒤 "5.18 정신을 국민 통합의 에너지로 승화시키는 데 동참해 달라"고 당부했다.
그러나 현실 정치와 민주주의는 5.18 정신을 구현하기에는 아직 미흡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청와대 측은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 여론 등으로 인한 돌발상황을 의식, 대통령의 참석 여부를 기념식이 임박할 때까지 확정짓지 못했었다.
이에 광주·전남 시민·사회단체들은 대통령의 참석 여부를 놓고 '예측 성명'을 발표하는 웃지 못할 일이 벌어졌다.
매년 현안 관련 집회 때문에 5.18 기념식 진행에 차질을 우려해야 하는 상황을 놓고, 일각에서는 기념식이 건전한 민의를 표출하는 창구로 자리 잡고 있는 것인 지, 이념 논쟁의 장으로 전락하고 있는 지에 대한 논란도 일고 있다.
또 정치인 등이 한결같이 정신 계승을 부르짖고 있지만 사회 저변에는 5.18을 광주만의, 희생자들만의 사건으로 여기는 인식이 여전히 남아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5.18 관련자들 끼리, 또 관련자들과 광주시민들 사이에는 서로에 대한 거부감을 쌓고 있다.
최근 신임 5.18 기념재단 이사장의 취임식에는 5월 단체 회원들끼리 몸싸움을 벌였으며 시국선언 형식의 '5월 선언문'이 완성되기 까지 정부에 대한 비판의 수위를 놓고 지역 내 진보와 보수세력 간 논란이 일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명예회복, 피해자 보상 등 구호처럼 강조돼 온 미완의 사업들은 이렇다할 성과물도 내놓지 못한 채 뒷전으로 밀리고 있으며 5.18의 주인공인 유공자와 유가족들은 시민.사회단체, 정치인들에 '안방'을 내주는 상황에 놓여 있다는 지적이다.
5.18 관련 단체의 한 회원은 "건전성만 보장된다면 5.18 정신이 어떤 형태로 표출되든 지 그것은 문제가 아니다"며 "다만 우리 사회의 민주화를 위해 5.18이 어떻게 자리 잡아야 하는 지 정체성을 함께 모색하고 광주에서부터 그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광주=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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