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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달림 끝 정신질환 아들 살해한 60대 아버지

입력 : 2008.05.18 12:03


"내가 낳은 자식이니까 내가 책임져야 겠다고 생각했습니다. 후회는 없습니다."

18일 정신질환을 앓고 있던 자신의 아들을 살해한 혐의로 경찰에 붙잡인 이모(64)씨는 "그동안 사는 게 지옥 같았는데 차라리 이젠 마음이 편하다"고 말했다.

경북 성주군에서 농사를 지으며 아내와 함께 살고 있는 이 씨는 하루에도 몇차례씩 "약 먹고 죽어버려라. 다 죽여버리겠다"는 큰아들(45)의 협박전화에 시달려야 했다.

학교생활에 적응을 못해 고등학교 1학년 때 자퇴한 큰 아들은 지난 1984년 군대에서 제대한 이후부터 성격이 난폭해지더니 정신질환 증세를 보이기 시작했다.

술을 마신 뒤에는 이 씨에게 전화를 걸어 욕설을 퍼붓는 등 협박을 했고 결국 지난 2006년 8월 충남 부여의 한 병원에 알코올중독으로 입원했다.

퇴원한 아들은 다시 지난해 1월 같은 병원에 조울증으로 인한 신경질환으로 입원했다가 일주일 뒤 퇴원했고 다시 이씨를 괴롭히는 악순환이 반복됐다.

이 씨의 아들은 정상적인 사회생활을 하지 못했고 모든 생활비와 병원비는 고스란히 이 씨가 안아야 할 부담이었다.

이 씨는 아들을 충남 서천의 한 정신병원에 입원시키기로 결정하고 17일 129구급차량을 불렀다.

그러나 이젠 팔아치울 논밭마저 없어 막막했던 이 씨는 결국 아들을 살해하기로 마음먹고 흉기를 점퍼안에 숨겨 나왔고 구급차량 안에서 침대에 묶여있던 아들의 목과 배를 향해 흉기를 두차례 찔렀다.

구급대원조차 제지하지 못할 정도로 범행은 순식간에 이뤄졌고 이 씨는 출동한 경찰에 의해 긴급체포됐다.

살인 혐의로 검거된 이 씨는 이날 충남 서산경찰서에서 자신을 찾아온 가족들에게 "내가 다 해결했으니 이젠 발 뻗고 편히 자라"며 담담한 표정으로 말했다.

(서산=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