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주 금요일 아침 모닝와이드 2부에 출연하던 [스크린산책]코너가 봄 개편을 맞아 시간대도 옮기도 형식도 바뀌었습니다. 매주 목요일 아침 모닝와이드 1부 말미(6시 20분쯤)에 3분 분량의 제작물로 방송되는데 만드는 사람 입장에서는 일장일단이 있네요. 우선 새벽에 출연하느라 전날 밤 잠자리에서 긴장하며 뒤척이지 않아도 되고, 전날 저녁 약속을 잡을 수도 있고, 출연한 뒤 종일 피로에 눌려 해롱거릴 일이 없다는 장점이 있는 반면, 제작물이기 때문에 하루 꼬박 기사작성과 편집에 매달려야 하고 출연보다는 압축적으로 내용을 담아야하기 때문에 고민이 더 많아지는 단점이 있네요.
앞부분 절반은 전해드릴만한 영화계 소식을 담고 뒷부분 절반은 개봉영화 소개를 담는데 목요일 아침 방송을 위해 수요일에 기사작성과 편집을 하는데 대략 월요일 아침부터 고민이 시작됩니다. 읽는 분들께서 “그래서? 어쩌라고…….” 하시면 더 고민하고 노력해 좋은 소식 전해드리도록 노력하겠으니 이른 시간이지만 많이 봐주시기 부탁드린다고 말씀드리고 싶네요.)
극장가에서는 [아이언 맨]이 개봉 12일 만에 300만 관객을 돌파했군요. 상대적으로 [스피드 레이서]의 기세는 그리 세지 않은 가운데 이번 주에는 [나니아 연대기:캐스피언의 왕자]가 도전장을 던집니다.
나니아 연대기:캐스피언 왕자(감독: 앤드류 아담슨,주연:조지 헨리,스캔더 킨즈,전체관람가)

3년 사이에 애들 참 많이 컸더군요. 1편의 귀여운 꼬마 막내 루시는 2편에서 언니 수잔만큼 나이 먹어 보이고, 소녀였던 수잔은 처녀로 컸더군요. 확실히 쇠고기 많이 먹는 서양 애들이 발육이 빠른 것 같습니다. 2편에 처음 등장하는 캐스피언 왕자는 아주 꽃미남으로 캐스팅했던데 과연 여성 팬들의 우상으로 등극할 수 있을지 관심이 갑니다. 1편이 도입부인지라 현실세계의 비중이 컸던 반면 2편은 환상의 세계인 나니아 왕국이 거의 주 무대로 등장하고 1편보다 더욱 화려하고 강력한 스케일의 전투장면과 컴퓨터 그래픽 장면이 많이 나옵니다. 보다 [반지의 제왕]스러워 졌다고 해야 할까요.
나니아의 왕과 여왕으로 행세했다가 다시 2차 대전이 한창인 런던으로 돌아온 네 남매가 갑자기 마법의 부름을 받고 나니아로 돌아옵니다. 나니아는 천년의 시간이 흘렀고 예전의 평화로운 땅이 아닙니다. 젊은 왕자 캐스피언은 왕위를 노리는 야심 많은 삼촌 미라즈에게 쫓기고 다종다양한 나니아 인들은 멸종위기에 처한 야생동물 보호협약을 맺어야 할 만큼 바람 앞의 촛불 같은 운명에 놓여있습니다. 절대자이자 구세주 격인 아슬란의 흔적은 간데없고 네 남매는 남은 나니아 인들의 힘을 모아 미라즈 왕에게 맞서지만 역부족입니다.
기독교적인 세계관에 기초한 C.S. 루이스의 원작을 충실히 스크린에 옮기고 있다는 칭찬을 듣고 있는 이 대작 판타지 영화의 장점은 어린이들이 보기에 교육적이고 무리가 없다는 점인 것 같습니다. 다르게 말하면 [반지의 제왕]처럼 어른들까지 몰입해서 즐기기에는 무언가 아쉬운 점들이 있다는 말도 됩니다. 특수효과와 컴퓨터 그래픽은 분명 1편보다 진일보했고, 물귀신이나 움직이는 나무 같은 장면은 그 자체로는 입이 쩍 벌어질 만하지만 이미 [반지의 제왕]에서 봤던 것이라는 약점이 있습니다. 제게 가장 인상적인 장면은 나니아 인들이 지하 동굴의 기둥을 부수자 초원 위의 땅이 갈라지고 밑으로 꺼지며 미라즈왕의 군대들이 궤멸 직전까지 가는 장면이더군요. 일부 컴퓨터 그래픽이 가미되었겠지만 아날로그의 땀 냄새가 흠뻑 나는 장면 같았습니다.
(2009년 5월 개봉 예정인 3편에서는 거의 어른이 되어버린 언니 오빠들은 빠지고 동생 둘만 등장한답니다. 7편까지 있는 원작 가운데 5편을 영화화하기로 시작한 프로젝트인데 4,5편은 검토 중이라고 하네요.)
페넬로피 (감독:마크 팔란스키, 주연: 크리스티나 리치, 제임스 맥어보이, 12세 관람가)

마녀의 저주로 돼지코를 달고 태어난 불쌍한 페넬로피(크리스티나 리치)의 마법을 풀기 위해서는 귀족 혈통의 남자와 진정한 사랑을 나누는 결혼을 하는 것이랍니다. 여전히 귀족 집안의 호사를 누리지만 25년 동안 바깥세상 구경 한번 못해본 불쌍한 딸을 위해 부모는 적당한 짝을 찾아주기 위해 백방의 노력을 기울입니다. 하지만 신랑감 후보에 오른 남자들은 페넬로피의 얼굴을 보자마자 기겁을 하고 달아나버리고 그럴 때마다 그녀의 상처는 더욱 깊어갑니다. 이때 특종을 노리는 역시 특이한 외모의 기자가 도박에 빠진 타락한 귀족 맥스를 고용해 몰래카메라를 쥐어주고 페넬로피 집에 잠입시킵니다.
익살스러운 유머 코드가 풍부한 예쁜 로맨틱 코미디입니다. 흉측한 외모라는 마법의 저주는 어찌 보면 진부하지만 일단 노출된 주인공이 대중적인 스타로 등극한다거나 기자와의 숨바꼭질 같은 설정으로 진부함을 탈피합니다. [아담스 패밀리]에서부터 4차원스러운 신비로움을 발산했던 크리스티나 리치가 어느덧 29살이 되었네요. [스피드 레이서]에서 주인공 여자친구로 나와 발산하는 매력과는 또다른 차원의 매력을 보여줍니다. (돼지코 분장을 하고 나와도 예뻐 보이니 이거 원…….) 좀 더 분장의 강도를 높였더라면 그녀의 매력은 반감되고 영화의 현실성을 올라갔을 것 같네요. 요즘 뜨는 차세대 꽃미남 스타 제임스 맥어보이도 아주 멋있게 나옵니다.
도입부 현재 페넬로피가 돼지코를 갖게 되는 사연을 전달해주는 회상 장면의 속도감과 뒷통수를 치는 유머코드부터 이 영화 심상치 않을 것 같더니 그녀의 부모들이 나와 주고받는 대사의 유머 함량도 만족스러울 정도로 높습니다. 직접 제작을 맡으며 비중 있는 조연으로 출연하는 리즈 위더스푼은 좀 아니다 싶더군요. 뒷부분 주인공의 심경변화나 상황이 변하는 결말은 산만스러워 주제의 초점이 흐려지는 단점이 있지만 풍부한 유머감각으로 그럭저럭 재미있게 보고 나올 수 있는 영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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