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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원촨 첫 지진 탈출자 '구사일생' 스토리

입력 : 2008.05.14 16:20|수정 : 2008.05.14 17:39

동료 4명과 24시간 40㎞ 걸어 두장옌에 도착


생사의 기로에서 목숨을 건 사투 끝에 대지진이 강타한 중국 쓰촨(四川)성 원촨(汶川)현을 빠져나온 한 시민이 하늘이 무너져 내리던 긴박했던 지진 당시 순간을 전했다.

도시 전체가 폐허로 변해 버린 원촨현을 빠져나온 사람이 아직까지 확인되지 않은 것을 감안하면 그는 지진 후 이곳을 빠져나온 첫번째 생존자로 기록될 전망이다.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원촨현 수이마(水磨)진의 한 제련공장에서 일하는 56세의 탄빈(譚斌)씨는 12일 오후 회사로 출근하던 중 공장 앞 정원을 지나다 땅이 뿌리째 흔들리는 것을 느끼고 서 있을 수가 없었다.

눈을 돌려 보니 회사 동료들이 서로 의지한 채 무너져 버린 공장 지붕을 헤치고 공장 안에서 급히 정원으로 빠져나오는 등 회사 전체가 아수라장으로 변했고 일부 동료들은 날아온 기왓장에 맞아 피를 흘리고 있었다.

머릿속이 하얗게 된 그는 정신을 차리고 보니 그제야 대지진이 일어났음을 알아차릴 수 있었다.

크게 다치지 않은 동료 4명과 함께 우선 회사를 빠져나온 탄씨는 산속의 작은 마을을 둘러봤으나 집들을 제대로 발견할 수가 없었다. 집들은 모두 내려앉아 마을 전체는 평평한 평지로 변해 있었고 많은 시민들이 잿더미에 파묻혀 버렸기 때문이다.

이대로 죽을 수는 없다고 생각한 그는 정신을 바짝 차리고 이 곳에서의 탈출을 시도했다.

그러나 휴대전화는 좀처럼 통화가 되지 않았고 도로가 유실되고 전력과 물 공급, 통신이 모두 끊겨 버린 상태였다.

어쩔 수 없이 그들은 걸어서라도 이 곳을 탈출하기로 결심했다.

인근 대수로 도시 두장옌(都江堰)까지는 40㎞로 차로 움직이면 1시간이면 충분한 거리였다. 그러나 언제 올지 모를 차를 무작정 기다릴 수는 없었다. 이들은 내려앉은 도로를 따라 혹시 모를 여진으로 인한 산사태를 걱정하며 조심조심 걸어가기 시작했다.

그의 무릎은 산에서 굴러 내려온 돌에 찍혀 피가 났지만 넘어지기를 몇번이고 반복한 끝에 24시간을 쉴새 없이 걸어 두장옌에 가까스로 도착할 수 있었다.

도착하기 몇시간 전 그동안 침묵을 지키던 휴대전화에서는 첫번째 문자메시지가 왔다. 휴대전화가 된다는 것은 외부 세계와 연락이 닿는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어서 그는 '이제야 살았구나'를 외치며 동료들과 함께 기뻐했다.

그러던 순간 저 멀리 보이는 두장옌시에 도착해 있던 인민해방군 구조대와 구급차량을 발견할 수 있었다.

그와 그의 동료들은 약속이나 한 듯 '해방군이 왔으니 이젠 두렵지 않다'고 입을 모았다.

그는 13일 오후 3시께 온 몸이 땀과 비로 흠뻑 젖고 두 다리는 피와 진흙으로 범벅이 된 채 만신창이의 몸으로 두장옌시에서 구조대의 품에 안겨 응급치료를 받을 수 있었다.

현장을 취재하러온 기자가 생사의 기로에 섰던 그에게 '생사의 갈림길에서 가장 많이 느낀 것은 무엇이냐'고 묻자 '안전하면 그걸로 충분하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베이징=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