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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리 선생 별세…강원도 원주 애도 분위기

입력 : 2008.05.05 15:54


한국 문단의 거목인 박경리 선생이 어린이날인 5일 별세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제2의 고향인 강원 원주시민들은 "문학계는 물론 지역으로서도 너무 큰 손실"이라며 안타까움을 감추지 못했다.

시민들은 비록 원주가 선생이 태어난 고향은 아니지만 30년 가까이 거주하면서 지역의 든든한 정신적 지주로 자리 잡았고 이를 큰 자부심으로 삼고 함께 살아왔다며 애통해 했다.

시민들은 선생이 위중하다는 소식이 알려진 지난 달 26일부터 옛 집인 단구동 토지문학공원에서 매일 저녁 촛불기도 모임을 갖고 쾌유를 간절히 빌어왔다.

시민들은 특히 선생이 원주에 정착한 뒤 대하소설 '토지'를 완간하고 옛 집을 토지문학공원으로 조성하도록 선뜻 내준데다 흥업면 매지리에 토지문화관을 만들어 창작의 산실로 삼는 등 지역에 뚜렷한 발자취를 남겼다며 선생의 뜻을 기리는 일을 준비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김기열 원주시장은 "지난 1980년 내려오신 뒤 활발한 작품활동은 물론 원주에 많은 애착과 관심을 가져 주셔서 존재 자체만으로도 큰 자부심을 갖게 하신 분인데 황망히 떠나시게 돼 섭섭한 마음을 이루 말할 수 없다"고 조의를 표했다.

김 시장은 이어 "지역에는 고인이 남기신 많은 발자취가 있는 만큼 선생의 문향을 느끼고 체험할 수 있는 기념사업 등을 추진해 원주를 토지의 고장으로 만들어 전 국민에게 훌륭한 문화자산으로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지역 출신의 이계진 국회의원은 "선생이 원주에 사시는 것 만으로도 원주인들은 행복했으며 자연과 생명을 사랑하며 흙과 함께 한 문학.생명정신은 영원히 우리들 가슴에 살아있을 것"이라며 "선생의 문학혼과 사상을 더욱 빛내고 원주의 영원한 상징이 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는데 시민들의 뜻을 모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선생을 곁에서 보필해 온 고창영 토지문학공원 소장은 "병상에서 털고 일어나셔서 돌아 오시기를 그토록 간절히 기원했는데 가슴이 너무 아프다"며 "선생님을 가까이서 모셨던 시간과 모든 추억을 영원히 잊지 못 할 것"이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시민 김성희씨(44.여)는 "토지문학 강좌를 통해 선생님에 대해서 깊이 있게 알게 된 뒤 원주에 너무 훌륭한 분을 모시고 사는 것 같아 늘 자랑으로 삼았다"며 "도시를 정서적으로 순화시키는데 큰 기여를 하셨다"고 높이 평가했다.

원주시는 토지문학공원 내 선생의 옛 집필실 1층에 시민들이 조문을 할 수 있도록 분향소를 설치하기로 했다.

(원주=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