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천NCC 등 10곳 직·간접 피해…재가동 3~4일 소요
전남 여수 국가산업단지의 전력 공급이 끊기면서 석유화학 공장들의 가동이 중단됐다.
여수산단의 정전 사고는 2006년 5월에 이어 2년만에 또다시 발생한 것으로 원활한 전력 공급을 위한 근본적인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발생
3일 오후 4시32분께 여수산단내 한화석유화학(한화석화)에 설치돼 있는 피뢰기(.避雷機.Lighting Arrestoor)가 폭발했다.
이 폭발로 한화석화와 같은 배선을 사용하는 여천 NCC, 코오롱, 대림산업,폴리미래 등 5곳이 연쇄적으로 정전되면서 공장 가동이 중단됐다.
또 일부 공장에서 폭발음과 함께 불꽃이 튀었고 화학물질의 불완전 연소로 굴뚝에서 검은 연기가 치솟는 등 인근 주민들이 대형 화재 발생으로 오인, 119에 신고를 하는 등 큰 소동이 일었다.
피뢰기는 낙뢰 등으로 인한 순간 높아지는 과전압(過電壓)을 감압시켜 전기선로를 보호하는 장비다.
◇피해
이번 정전사고로 석유화학의 기초 원료인 나프타를 분해, 에틸렌 등을 생산하는 여천 NCC의 3개 공장의 가동이 전면 중단됐다.
한국산단 여수지사는 여천 NCC에서 신고한 피해액만도 600억원에 달한다고 밝혔다.
또 여천NCC를 통해 에틸렌 등을 공급받는 코오롱, 대림산업, 폴리미래 등도 공장 가동이 전면 또는 부분 중단돼 피해액이 눈덩이처럼 불어날 전망이다.
호남석유화학, 한국바스프, GS칼텍스, 제일모직 등도 피뢰기 폭발로 순간 정전이 됐으나 곧바로 복구돼 큰 피해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반적으로 짧은 시간 정전에도 불구하고 피해액이 눈덩이처럼 커진 것은 일단 공장이 셧다운(가동중단) 되면 파이프 라인내 화학물질이 굳거나 불안전 연소 등으로 제품화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여기에 라인 청소 등을 거쳐 정상 가동하기 까지는 최소 2-3일이 걸린데다 이 기간 연관업체 제품 공급도 연쇄적으로 중단돼 손실이 클 수 밖에 없다.
2006년 정전 사고의 경우 정전 시간이 수초에 불과했지만 100억원대의 피해가 났다.
지경부는 사고 뒤 업계가 평균 1개월 정도의 재고를 가지고 있어 이번 사고로 인한 석유화학제품의 국내 수급과 수출에는 큰 영향이 없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복구
정전 사고가 나자 한국전력 광주전력관리처 등은 한전 소유 피뢰기 등 비상자재를 긴급 공급, 복구에 나서 4일 새벽 3시께 전력 공급을 재개했다.
여천 NCC 등 피해 업체들은 파이프 라인 등에 청소 등 복구작업을 펴고 있으나 완전 재가동은 6-7일께나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밖에 한화석화, 폴리미래 등 여타 업체들도 가동 재개를 위해 복구작업을 펴고 있으나 2-3일은 소요될 것으로 한국산단 여수지사는 전망하고 있다.
◇사고원인 공방
사고 원인으로 지목된 한화석화의 공장내 피뢰기 폭발 원인을 두고 업체측과 한전측이 상반된 주장을 펴 향후 책임 공방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전력 광주전력관리처 순천전력소는 "한화석화내에서 원인을 알 수 없는 고장으로 여천변전소에서 이 회사로 전력을 공급하는 선로에 이상이 생겨 다른 업체로 공급되던 전력이 다운됐다"며 업체측 책임을 주장했다.
이에 대해 한화석화 관계자는 "여천변전소에서 공급되는 과전압과 낙뢰를 각각 막아주는 공장내에 설치돼 있던 피뢰기(라이팅 어레스터.Lighting Arrestor) 깨지면서 전력 공급이 중단됐다. 또 휴일로 공장설비에 자체적 문제가 생길 이유가 없다"며 "과전압이 발생한 것은 한전측에 책임이 있다"고 반박했다.
피해 업체와 한전측은 전기관련 전문가들로 합동조사반을 구성, 정확한 사고원인을 조사키로 했다.
◇대책은 없나
이번 정전 사고로 여수산단 내 불완전한 전력 공급 시스템에 대한 근본적 대책이 있어야 한다는 지적이 높다.
현재 산단내 전력 공급은 여천변전소와 화치, 용성변전서, 여수화력발전소, 호남화력발전소 등 5곳으로 이들 선로 가운데 단 한 곳에서 이상만 발생해도 전력 공급 중단으로 이어지며 최악의 경우 산단 전체 공장 가동이 중단될 수도 있다.
순천전력소 관계자는 "산단에 공급하는 전력 특성상 한 업체에 공급하는 전력이 다운될 경우 다른 업체로 공급되는 전력도 연쇄적으로 다운된다"고 말했다.
여수산단 한 업체 관계자는 "현재 단선 시스템으로 돼 있는 전력 공급체계를 이중선로로 보강하는 등 근본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산단 여수지사 관계자는 "정전 등 대형사고 등에 대비, 한전과 산단, 업체 등이 유기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종합재난관리 체계가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4일 사고현장을 방문한 이윤호 지식경제부 장관은 "여수 석유화학단지처럼 국가경제에 영향이 큰 집적단지에 대해서는 순간전압 강하 억제 설비 설치와 송전선로 복선화 등 다각적인 방안을 모색하겠다"고 밝혔다.
(여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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