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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쇠고기 안전성 긴급기자회견 배경은?

입력 : 2008.05.04 14:18

일·중 등 시장개방과 연계…안전성 논란 조기진화 필요


미국이 한국에서 일고 있는 미국산 쇠고기를 둘러싼 안전성 논란을 잠재우기 위해 4일 오후 농무부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기로 했다.

워싱턴 외교전문가들은 미국 농무부가 일요일 오후에 기자회견을 자청해서 열기로 했다는 점에서 이를 매우 긴급하고 이례적인 대응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이들은 또 이번 대응은 단순히 한국만을 의식한 것이 아니라 한국의 미국산 쇠고기 시장개방은 일본과 중국, 대만 등 아시아 국가의 시장개방에도 중요한 의미를 지니기 때문에 미국이 이에 대해 적극적인 입장을 표명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고 보고 있다.

실제로 미국에서는 한국이 미국산 쇠고기 시장을 개방하기로 한 것을 계기로 일본과 중국, 대만 등도 국제적인 기준에 따라 미국산 쇠고기에 대해 가능한 빠른 시일 내에 시장을 개방해야 한다고 압력의 수위를 높여왔다.

수전 슈워브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지난달 22일 한국과 일본 등 아시아 특파원들과 기자회견에서 "일본과 중국, 대만도 한국의 결정이 올바른 것이기 때문에 주목해야 한다"면서 시장개방을 촉구했다.

그는 당시 "일본은 앞으로 한국과 동일한 입장을 취해야 할 것"이라며 "(이 문제에 대해) 솔직히 변명이 있을 수 없고 (쇠고기 시장개방은) 빠르면 빠를 수록 좋다"고 강조했다.

특히 슈워브 대표는 미국산 쇠고기 시장 개방을 한미정상회담의 정치적 선물이라고 한국에서 비판여론에 제기되고 있다는 지적과 관련, "전적으로 부당한 비판(totally unfair criticism)"이라며 "쇠고기 협상은 한국인들의 건강과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한 협상이며 동물성 사료 금지조치는 국제적인 기준을 뛰어 넘는 것으로 반드시 포함해야 할 사항은 아니었다"고 강조했다.

또 미국의 월스트리트 저널도 3일 최근 한국에서 제기되고 있는 미국산 쇠고기에 대한 의심이 상당 부분 잘못된 언론보도와 인터넷을 통해 퍼진 소문 때문이라고 보도하면서 한국에서의 사태진전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

저널은 또한 한국 내에서 제기된 몇몇 의혹이 허위이거나 잘못 해석된 것임에도 한국과 미국 당국이 이를 바로잡기 위한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서 확산됐다고 비판했다.

저널은 이번 논란은 한때 미국산 쇠고기의 3대 수출시장이었던 한국시장으로의 재진출을 위한 쉽지 않은 싸움을 앞두고 있음을 보여준 것이자 다른 한편으로는 대선 압승과 한나라당의 총선 승리에도 불구하고 이명박 대통령이 여론을 무시할 수 없음을 보여준 것이라고 평가했다.

저널은 미국인들이 자국산 쇠고기의 안전성을 의심해 호주에서 수입된 쇠고기를 먹고 있다는 주장과 관련, 미국 관리들의 말을 인용, 미국인들이 자국에서 생산된 쇠고기의 96%를 소비하고 나머지는 수출된다면서 호주와 캐나다에서 쇠고기를 수입하지만 이는 햄버거에 사용되는 다진 쇠고기 등의 수요를 보충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이번 미국산 쇠고기를 둘러싼 안전성 파동이 한미양국 정상회담을 계기로 새로운 모멘텀을 형성해 가고 있는 한미FTA에 자칫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미국의 의회는 물론 재계에서도 미국산 쇠고기에 대한 개방 없이는 한미FTA 비준동의를 의회에서 설득할 명분이 없다는 주장을 그동안 수없이 되풀이 해왔기 때문이다.

(워싱턴=연합뉴스)